컨텐츠 바로가기

06.16 (일)

‘증오’와 ‘분열’의 미국…중간선거 코앞 논란 중심에 선 트럼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사진=EPA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폭발물 테러ㆍ총기난사, 연이은 증오범죄

테러ㆍ범죄 표적…트럼프 정적 또는 비난 대상

“대통령 수사학, 지지자 신념에도 영향” 분석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폭탄이 실제 폭탄ㆍ폭력으로 되돌아왔다.”

11ㆍ6 중간선거를 앞두고 증오범죄 3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종, 종교, 정치적 이념이 다른 이들에 대한 공격성 발언을 거리낌 없이 쏟아내며 폭력 행사 주체에게 ‘암묵적 승인’을 보낸 측면이 있다고 주요 외신들은 분석했다.

28일(현지시간) CNN 방송,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은 증오에 휩싸인 ‘72시간’을 보냈다. 플로리다주에서 한 남성은 반(反) 트럼프 진영 인사 13명에 폭발물 소포를 보낸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켄터키주의 한 남성은 슈퍼마켓에서 흑인 2명을 총으로 살해했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는 한 남성이 유대교 회당에 총기를 난사해 11명이 사망했다.

72시간 내 연달아 발생한 이 사건들은 백인 남성이 인종, 종교, 정치 이념이 다른 특정인을 겨냥한 ‘증오 범죄’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시기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반 트럼프 진영에 대한 공격, 이민자에 대한 적개심을 극대화한 가운데 발생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봤다.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는 “대통령의 수사학과 총격사건, 폭탄테러 시도 사이에는 일대일 연결이 없지만, 공통점이 있다”며 “폭발물 소포 테러범은 그의 열성 지지자였으며, 반트럼프 진영에 대한 경멸을 나타냈다. 유대교 회당 총기 난사범은 유대인이 난민정착을 돕는다고 비난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의 신념과 대통령 수사학의 유사점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지적했다.

폭발물 소포 테러의 표적이 된 사람들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을 받은 정적이었다. 그 중 한 명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는 민주당 후원자이자 유대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 인준 당시 소로스가 캐버노 반대 시위자들에게 자금을 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유대교 회당 총기 난사범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연일 비판한 캐러밴(이민행렬)의 미국 정착을 돕는 ‘히브리 이민자 지원협회’(HIAS)를 비난하기도 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중미 이민자들이 미칠 해악을 강조하려고 했지만, 국가적 안보에 그보다 더 큰 위협을 가하는 우파 극단주의를 조장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며 “비평가들은 당파적 정쟁 차원을 넘어 인종적 소수자들과 외국인, 유대인 인사 등을 적대시하는 노골적 선전선동이라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의 표적이 된 사람들에게 거친 표현을 써왔다. 이는 현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이라며 “그는 언론의 무례함을 탓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쓰는 수사의 문제는 인식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y2k@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