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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특검이 밝힌 드루킹 일당의 정체는 ‘정치적 비밀결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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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드루킹’ 김동원씨가 옛 한나라당이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수십억 원을 들여 댓글조작 조직을 운영했다고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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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김동원씨 등 일당이 '경제민주화를 기치로 재벌기업을 인수·합병해 얻은 수익금으로 공동체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 등 9명의 댓글조작 사건 첫 공판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내부 문서와 진술 등을 공개했다.

특검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를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문서를 통해 소개했다. 김씨는 문서에서 경공모를 "동학 농민혁명군처럼 혁명을 위한 조직으로 일사불란한 의견과 행동, 조직 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또 "정치적 비밀결사체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사회 경제적으로는 재벌을 대신해 기업을 소유하면서 국가와 소통하고, 한민족의 통일을 지향하며 매국노를 청산한다"며 결성 목적이 담긴 경공모 규약도 문서에 담았다. 이 문서에서는 조직원들의 삶에 "요람에서 무덤까지 개입한다"는 등의 문구도 나왔다고 특검은 밝혔다.

김씨는 이 문서에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나눈 대화도 소개했다. 문서에 따르면 김씨는 유 전 장관을 강연에서 만나 자신이 하려는 일을 소개했다. 그러자 유 전 장관이 "하려는 계획이 지배구조 개혁인데, 작은 기업도 아니고 삼성에 대해서도 가능하겠느냐. 그러려면 생물학적 생명까지 걸어야 한다"는 반문을 했다"고 적었다. 이에 김씨는 "경제 혁명에 성공하고 사람 사는 세상의 원칙을 만들 수 있다면 생명은 얼마든 걸 수 있다"는 답변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그는 문서에서 경공모가 2009년 네이버의 '숨은 카페'로 시작해 2014년 열린카페를 개설하고 온·오프라인 모임을 하는 단체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또 숨은 카페 회원은 500여명, 열린 카페 회원은 4천500여명이라면서 회원들은 3개월 넘게 유료 강의 청취 등 활동을 해야 숨은 카페에 가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김씨 등 드루킹 일당이 김경수 지사와 접촉·공모해 2016년 11월 쯤부터 올해 2월까지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해 불법 여론조작을 벌였다고 본다. 또 올해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지난해 연말 김씨의 측근 도모 변호사를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앉히기로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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