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함정 22일 밤(현지시간) 대만해협 통과, 7월 이후 두 번째 미·중 갈등, 통상분야 넘어 군사·외교로 확대...남중국해서도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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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군함이 3개월만에 또 다시 대만해협을 통과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미·중 양국 간 갈등이 무역전쟁 외에 군사·외교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나온 소식으로 주목된다.
대만연합보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가 이날 늦은 밤(현지시간) 두 척의 미 해군 함정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 군함의 대만해협 진입이 통상적인 일이라면서 세부 사항은 미국 정부가 설명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미 군함이 대만해협을 항해할 당시 대만군은 규정에 따라 대응했으며 대만군은 영해와 영공 안보는 물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수호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 해군 함정이 대만해협에 진입한 것은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이지스 구축함 머스틴(DDG-89)과 벤폴드(DDG-65)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했고 크리스토퍼 로건 미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정기적인 통항이라며 “미 해군은 이따금씩 여러 다양한 작전상의 이유로 동중국해에서 대만해협을 지나 남중국해 방면으로 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 2007년 11월 미국 항공모함 키티호크가 대만해협을 통과한 이후 처음있는 일이었다. 구체적인 진입 목적도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은 '대만을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만 '독립성향'의 민진당 정권이 등장하고 '하나의 원칙' 수용을 거부하면서 대만과 마찰을 빚는 상황. 이 시점에 중국의 '앞바다'라고 할 수 있는 대만해협에 위협적인 미 군함의 진입은 중국을 크게 자극할 수 있다.
7월에도 중국은 크게 반발했다. 당시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 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이미 미국에 요구사항을 전달했다"면서 "대만 문제는 중국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과 관련된 문제로 미중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 등을 준수하고 대만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해 양국 관계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치 않기를 바란다"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미국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국방장관 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18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 부장(장관 격)과의 만남에서 "미국의 대만정책은 변하지 않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중국을 압박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대만해협 뿐 아니라 중국이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서도 중국을 향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 주요섬과 암초를 군사 기지화해 남중국해를 장악하려 한다며 '항행의 자유' 작전을 통해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
일촉즉발의 위기도 있었다. 지난달 30일 미 해군 구축함인 디케이터가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게이븐 암초(중국명 난쉰자오) 인근 해역을 항해하던 중 중국 해군 구축함과 마주쳤다. 중국 군함이 41m 근처까지 접근하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김근정 기자 kj0902@ajunews.com
김근정 kj090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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