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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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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건강포럼-민병주 소호클리닉 피부과·외과 원장] 가을이 더 괴로운 아토피피부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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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벌써 제법 바람이 차다. 차갑고 건조한 계절이 두려운 이들이 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다. 아토피피부염은 인구의 10~20%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아이들에게 더 많지만 최근에는 성인에게도 발생이 늘고 있다.

아이가 아토피피부염 환자이면 가족들 생활도 엉망이 된다. 가려움에 잠을 못잔 아이는 더 예민해져 덩달아 가족들도 늘 신경이 곤두서 있다. 상태가 더 나빠질까 봐 음식도 마음대로 먹이지 못한다. 특효약은 없다고 하니 답답한 마음에 민간요법을 해봐도 소용없다.

아토피피부염은 ‘만성 반복성’피부염이다. 진단을 받아도 단기간에 완치되는 병은 아니다. 그러나 병에 대해 알고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꾸준히 관리하면 분명 좋아질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알레르기’와 ‘피부장벽의 이상’, 크게 두 가지다. 알레르기는 한마디로 ‘과도하게 예민하다’는 뜻이다. 음식에 예민해서 특정 음식으로 두드러기가 나고 코나 기관지가 집먼지 진드기나 동물털, 꽃가루 같은 물질에 과민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피부가 ‘과민’하다. 우선 정확한 검사로 그 원인물질을 밝혀내고 이를 차단해야 한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피부의 가장 바깥구조인 각질층, ‘항균기름막층’이 원래 부실하다. 그래서 피부의 보호기능이 약하다. 구멍이 숭숭 뚫린 창호지를 유리창 대신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쉽다. 피부 밖에서 균과 먼지, 알레르기 물질들은 자꾸 침투하고 피부 안쪽에서 수분은 계속 빠져나간다. 이것을 막으려면 피부 바깥의 나쁜 물질은 목욕으로 제거하고 빠져나가는 수분은 보습제로 자꾸 덮어줘야 한다. 치료의 핵심이 올바른 목욕과 보습인 이유다.

목욕은 미지근한 물에서 10분 내외로 짧게 하고 뜨거운 물에서 오래하지 않는다. 목욕할 때 사용하는 클렌저는 약산성~중성의 계면활성제 성분이 약하고 피부기름막 손상을 최소한으로 하는 것으로 피부에 자극을 주지 말고 잘 씻어내야 한다. 목욕 후에는 수건으로 두드리듯이 물기를 닦고 3분이내에 보습제를 발라 습기를 유지시킨다. 보습제는 계절과 피부상태에 따라 선택해서 4~6시간 간격으로 자주 바른다.

목욕방법을 바꾸고 보습제를 충분히 사용하는 것만으로 가벼운 아토피피부염은 호전을 보인다. 하지만 아토피피부염은 ‘피부염증’이기 때문에 항염증제 (외용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좋아지지 않을 수 있다. 외용 스테로이드는 강도에 따라 7단계로 나뉘어 아주 강한 것부터 아기들도 사용할 수 있는 약한 약까지 다양하다. 신체부위에 따라서 흡수율이 40배이상 차이가 나 바르는 종류, 양, 방법 등을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갑자기 나빠지고 잘 낫지 않을 때는 피부의 균감염을 생각한다. 감염을 예방하려면 긁지 않아야 한다. 긁게 되면 균이 피부 안쪽으로 들어가고 가렵게 하는 염증물질을 분비해 붓고 진물이 나 더 가렵게 된다. 이 가려움-긁음-염증-가려움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아토피피부염 환자와 가족들의 전쟁이 끝난다. 올바른 목욕과 보습, 항염증치료로 해결되지 않는 가려움증은 먹는 약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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