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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지금 남중국해 수면 아래에선…중·일 ‘잠수함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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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지난달 극비리에 실전훈련한 사실 첫 공개…중국에 ‘경고’

중, 질의 열세 만회 위해 부대 증강 계속…러시아에 도움 요청

경향신문

‘수면 아래에서 중·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이 지난달 해상자위대 잠수함을 극비리에 남중국해에 파견해 실전훈련을 한 사실을 두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이렇게 해석했다. 중·일의 잠수함 경쟁이 갈수록 격렬해진다는 것이다. 일본이 남중국해에서 잠수함 훈련을 실시했다고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잠수함 전력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전투기나 항공모함에 비해 잠수함의 존재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이 분야에서의 경쟁이 중·일 및 미·중의 군사 균형을 좌우한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군이 참여한 러시아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 ‘보스토크 2018’에 앞선 지난달 초 러시아 해군의 대규모 함단이 오호츠크해로부터 동해의 공해상으로 들어왔다. 훈련은 종료됐지만 일부 함정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한 안보 관계자는 “중국군이 잠수함을 보내 러시아군과 이미 훈련을 했든지 조만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훈련에 잠수함 구난함 1척이 들어 있다는 게 근거다.

중국은 잠수함 부대를 빠른 속도로 증강하고 있다. 그러나 고도 기술이 필요한 잠수함 구난작전에선 미국이나 일본에 크게 뒤진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러시아에 기대고 있다. 중국 해군은 지난해 9월 러시아가 동해 공해상 등에서 실시한 군사훈련에 잠수함 구난함을 파견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잠수함을 파견해 러시아군에 ‘한 수 가르침’을 청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미군에 대항 가능한 군대의 ‘상징’으로 항공모함 부대 창설을 진행하고 있지만, 항공모함을 실제 작전에 전개시키기 위해서도 미군처럼 호위 역할의 잠수함이 필요하다. 미국 본토를 사정거리에 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진(晉)급 원자력잠수함을 남중국해에 배치하고, 향후 그 후계함인 당(唐)급을 동해상에 배치할 공산이 크다. 여기에도 호위역의 잠수함이 불가결하다. 러시아에 매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남중국해에 훈련을 명목으로 잠수함을 파견한 것은 중국군에는 ‘불쾌한 현실’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중국 해군의 잠수함은 약 60척으로 일본의 22척을 크게 웃돌지만 가장 중요한 기술인 정숙성이나 운영 실적에선 일본이 크게 앞선다.

실제 중국의 ‘상(商)급’ 핵잠수함이 지난 1월 중·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인근 해역에 진입했다가 소음 때문에 발각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이 남중국해에 잠수함 파견 사실을 공표한 것은 “유사시 중국이 남중국해에 배치한 잠수함 부대도 무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남중국해에서 미군이 맡아온 ‘중국 잠수함 봉쇄’ 역할의 일부를 일본이 대신 할 수 있음을 미국 측에 강조하려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질(質)’의 열세를 ‘양(量)’으로 만회하기 위해 잠수함 부대를 계속 증강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도 이에 대응해 잠수함 작전의 질과 양을 향상시키는 데 힘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오는 26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관계개선을 확인할 예정이지만, 남중국해 수면 아래에서의 경쟁은 더욱 열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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