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운전기사 ‘혜경궁 김씨’ 계정 운영 부인

[한겨레] 경찰서 6시간 동안 참고인 조사받아

“내 계정 맞다”→“기억 안 난다” 말 바꿔

이 지사, 아주대서 스스로 ‘신체 검증’

의료진 “점도 없고, 수술 흔적 없다”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주인으로 알려진 이재명 경기지사의 전 운전기사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은 해당 계정의 주인이 아니라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는 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의혹과 관련해 스스로 한 종합병원에 나가 ‘신체 검증’을 받았다.

지난 6·13지방선거 당시 논란을 부른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아이디(@08__hkkim)의 주인으로 지목된 이 지사의 전 운전기사 ㄱ(58)씨는 16일 오전 9시35분께 경기지방경찰청에 출석해 6시간 동안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날 조사에서 ㄱ씨는 문제의 계정이 자신의 것이라거나 자신의 것일 수 있다는 기존 발언을 뒤집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ㄱ씨는 13일께 자신이 가입한 이 지사의 팬카페 운영자와 이 지사에게 “내가 계정의 주인”이라고 밝혔다고 이 지사 쪽은 전했다. 또 지난 15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도 “이 지사의 운전기사 시절 시정 홍보를 위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했다. 그때 트위터 계정을 여러 개 써서 모두 기억나지는 않는다. 당시에는 트위터 계정을 만들 때 별다른 의미 없이 막 만들 때여서 내가 만들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날 교통방송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문제의 아이디가 이 지사를 수행한 ㄱ씨로 지목돼 우리도 곤혹스럽지만, ㄱ씨가 상당히 혼란스러워하는 것도 사실이다.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어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 자신의 말을 뒤집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ㄱ씨가 왜 말을 바꿨는지, 아이디를 여러개 운영한 이유가 뭔지, 팬카페에 가입했을 당시의 트위터 아이디(@09__khkim)를 왜 문제가된 아이디(@08__hkkim)로 바꿨는지 등 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한편, 선거 당시 배우 김부선씨와 스캔들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이 지사는 이날 스스로 ‘신체 검증’을 받았다. 최근 김씨가 이 지사의 신체 특징을 거론하며 다시 의혹을 키운 데 대한 대응이다.

이날 오후 4시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진행된 검증에는 이 병원 피부과와 성형외과 전문의가 각각 1명씩 참여하고, 경기도청 출입기자 3명이 참관했다. 의료진은 검증 직후 “(배우 김부선씨 등이 경찰에 제출한)녹취록에서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동그란 점이나 레이저 흔적, 수술 봉합, 절제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유포된 녹음파일에서 김씨는 “이 지사의 신체 한 곳에 큰 점이 있다. 법정에서 최악의 경우 꺼내려 했다”고 말했고, 소설가 공지영씨는 “대박이다. 성추행·성폭행 사건에서 여자가 승소할 때 상대 남성의 신체 특징을 밝힐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게임 끝”이라고 조언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 지사는 지난 13일 경찰에 신체 검증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응하지 않았다. 이에 이 지사 스스로 취재진과 함께 병원을 찾아가 검증을 받은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한 방송에 출연해 “저도 인간인데 은밀한 부분을 드러내기가 쉽겠나. 치욕스럽고 수치스럽지만 1300만명의 도정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논란을 끝내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방선거 직후인 지난 6월26일 ‘이재명 캠프 가짜뉴스대책단’은 “김근희(57·예명 김부선)씨와 바른미래당 김영환 전 의원이 이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김부선과의 밀회설을 주장하는 등 이 후보의 낙선을 목적으로 터무니없는 음해와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고발한 바 있다.

홍용덕 김기성 이정하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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