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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日금융 선점 네이버 라인, 국내서도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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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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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포털업체 네이버가 일본에서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네이버는 일본에서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라인 서비스를 기반으로 기술 역량을 결집해 금융업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4700만명이 이용하는 메신저 카카오톡 운영사인 카카오가 국내에서 카톡을 중심으로 보험·증권·가상화폐 등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과 비교되는 모양새다.

네이버 라인은 올해 초 일본에서 금융 플랫폼 자회사 라인파이낸셜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네이버는 국내에서는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 일본에서는 라인 기반 라인페이 사업을 하고 있지만 증권, 보험 등 주요 금융 사업은 전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네이버는 금융 규제가 덜한 일본에서 금융 사업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국내는 규제 문제가 얽혀 있지만 일본에서는 인허가 절차 없이 등록만 해도 금융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라인파이낸셜은 증권, 보험 등 다양한 서비스에 도전하고 있다. 라인파이낸셜은 지난 6월 일본 최대 금융투자회사 노무라홀딩스와 합작해 '라인증권'을 설립했다. 지난달에는 라인이 라인파이낸셜 유상증자에 2476억원을 출자하면서 금융사업 강화 의지를 밝혔다. 네이버는 라인에 7517억원 규모를 출자했는데 이 자금 중 상당액이 라인파이낸셜로 들어간 것이다. 네이버는 "라인의 글로벌 금융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출자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라인은 라인파이낸셜 자본금을 100억엔(약 980억원)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연내에는 '라인보험'과 소규모 투자 플랫폼 '라인테마투자'를 각각 설립해 자체 금융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라인은 가상화폐 사업도 시작했다. 라인은 지난 7월 싱가포르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박스'를 설립했다. 라인이 발행한 가상화폐 '링크'를 교환하는 거래소다. 링크는 16일 비트박스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링크 총 발행량은 10억개다. 1링크 시초가는 5달러로 책정돼 시가총액은 5조6000억원에 달한다. 라인은 링크 10억개 가운데 2억개를 보유하고 나머지 8억개는 유통할 계획인데, 이날 1억개가 시중에 유통됐다. 라인은 연내에 라인 메신저에서 링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할 계획이다.

네이버가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을 서비스하는 라인을 중심으로 금융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이용자 기반이 확보된 라인을 이용하면 금융 이용자 확보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바일 결제·송급 앱인 라인페이는 2014년 12월 출시된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말 글로벌 가입자 4000만명을 확보했다. 라인이 라인페이를 안착시켰듯 라인을 기반으로 여러 금융 분야로 자연스럽게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네이버는 일본에서 금융사업을 강화했지만 내년부터는 국내에서 인터넷은행을 추진하는 등 금융사업을 전개할 가능성도 관측된다. 정부는 연말에 인터넷은행 대주주 요건 등 인가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터넷은행 대주주 요건으로 재벌 기업을 배제하고 정보통신기술(ICT) 자산 비중이 큰 기업에 예외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초에는 인터넷은행 참여에 부정적이던 네이버가 인터넷은행 참여를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핀테크 관련 비즈니스는 현재 글로벌 ICT 산업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다. 네이버도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같이 여러 방안을 두고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에는 이미 카카오가 카톡 기반으로 인터넷은행, 가상화폐, 증권, 간편결제 등 금융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페이는 최근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증권업 진출을 선언했다. 소비자들은 카카오톡에서 주식 거래, 각종 펀드 구입이 가능해진다. 이로써 카카오는 간편결제(카카오페이), 은행(카카오뱅크), 가상화폐(업비트), 증권 거래·분석(두나무)까지 종합 금융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IT기업이 금융업에 눈을 돌리는 추세는 외국에서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일부 IT기업은 일부 분야에서 전통적인 금융사를 제치기도 했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운용자산이 1조689억위안(약 228조원)에 달하는 알리페이의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는 JP모건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은 "이제 금융은 오프라인 지점이 줄고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하고 있다. 기술 역량을 갖춘 IT 기업이 핀테크로 재편되는 금융업에서 유리한 위치"라면서 "수익모델이 고민인 IT기업이 금융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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