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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군납 독점한 지역농협, 농가 아닌 도매시장에서 농산물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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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 군부대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지역농협들이 지역 농가를 배제하고 도매시장에서 값싼 농산물을 구매, 납품해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도에서 제출받은 접경지역 군납조합 납품실태 조사에 따르면, 경기 북부 8개 지역농협은 지난해 463억원 규모의 농산물을 군대 납품하면서 지역에서는 130억원어치(28.1%)만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납 농산물의 3분의 2는 외부에서 구매해 납품한 셈이다. 특히 고양 신도농협(6.7%), 신김포농협(10.3%) 등은 대부분 물량을 외부에서 사오는 것으로 추정됐다.

경기도 농식품유통과는 군납 농·수협 실태에 대해 지난 5~7월 2개월간 현지조사를 벌였다. 경기도는 "조사 결과 군납 조합들이 중간 유통업체로 활동하는 '단지장'에게 물량을 배분해 일반 농가는 군납 참여를 못하는 실정"이라며 "접경지역 농가의 0.46%인 453개 농가만 군납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군납조합은 1970년대부터 30~40년간 군납 농산물을 장기 독점 공급 중이다. 특히 반가공 농산물 확대, 반위탁급식, 민간조리원 채용 확대 등 군납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단지장에게 물량을 배분하고 3%~5%의 수수료를 챙기는 식의 구태를 반복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농협중앙회가 지역 농민 조합원들을 제치고 쇠고기 군납을 독식하다 농림축산식품부 감사에서 덜미가 잡히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6년 10월 농식품부의 농협중앙회 농협 정기 종합 감사결과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농협중앙회가 지역농협에 물량을 배분하지 않고 인천가공사업소에서 쇠고기를 일괄 납품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부대 인근 지역조합을 이용해서 군대 인근에서 생산한 쇠고기를 납품해서 운송비를 절감하고, 지역농가 소득에도 도움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농협중앙회가 독점한 것이다.

김현권 의원은 "군납 등 로컬푸드 공공급식은 신선한 농축산물을 공급하는 동시에 지역농가의 소득을 창출해 지역경제를 북돋우는 효과가 있다"면서 "하지만 군납농협들이 지역의 농민 조합원들로부터 군납 물량을 빼앗고 있다"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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