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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네네치킨이 빚 갚아라"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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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 67명 국회 앞 시위
"네네치킨 경영진, 가맹점주에 대한 근본대책 없어"
오세린 전 대표와 법적분쟁…구체적 대책 요구

"새 경영진(네네치킨)은 8개월동안 인수작업을 하고, 한 달 이상 출근했지만 가맹점주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

15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 67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네네치킨 경영진에 인수합병 후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구두약속 NO 즉시집행 YES’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오세린 대표가 해결하지 않고 떠난) 포스(POS) 문제는 우리들의 시작"이라고 외쳤다.

조선비즈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들이 ‘김상조 위원장님, 을의 눈물 닦아준다는 취임사의 그말 벌써 잊으신겁니까?’, ‘현철호 현광식 대표! 불안해서 못살겠다! 행동으로 실천하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안소영 기자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 협의회(이하 봉가협)에는 현재 전체 680명의 점주 중 150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앞서 오세린(34) 전 대표가 점주들과 해결해야 할 채무(포스 위약금)가 40억원 가까이 되는데도, 채무를 해결하지 않고 회사를 넘겼다고 반발했다. 본사측은 이날 집회 이후 "위약금 문제를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점주들은 오 대표와 봉구스밥버거의 본사 요청으로 계약기간이 남은 포스(POS)기를 바꿨고, 기존업체에 물어야할 위약금을 오 전 대표가 책임지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내용은 가맹점주와 오 대표가 작성한 확약서에 담겨있다. 하지만 설명 하나 없이 오 전 대표가 회사를 매각했다는 것이다.

현광식 네네치킨 대표는 지난 4일 "과거 봉구스밥버거 본사와 가맹점 계약을 그대로 승계하겠다"고 밝혔지만 가맹점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네네치킨 측이 에둘러서 표현하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계약을 수용할지 확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한 가맹점주는 "오 대표가 책임지겠다고 해서 포스기를 교체해 위약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보장 없이 대표만 바뀌었다. 과거 맺었던 계약사항을 이행해달라"고 말했다.

봉가협은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적극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점주들은 지난 8월 중순 "부당하게 가맹료를 받는 등 10개 항목을 위반했다"며 본사를 가맹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봉가협에 따르면, 공정위는 10개 항목 중 정보공개서 미제공, 포스 강제여부, 가맹점 예치계좌 위반 등 3가지만 조사하기로 했다. 가맹점주가 9월 말 이의신청을 했지만, 조사 내용은 늘어나지 않았다. 한열 봉가협 회장은 "영세 자영업자인 가맹점주들은 공정위의 문턱에 닿기가 어려운데 공정위는 조사 진행에도 상당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봉가협은 이날 오후 네네치킨 경영진과 봉구스밥버거 본사에서 2차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봉가협 측은 네네치킨과 포스(POS) 확약서 재작성, 포스 변경에 따른 위약금 변제 약속 유지, 본사의 부당한 가맹료 환불, 광고 계약 변경 금지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봉구스밥버거측은 가맹점주 간담회에 앞서 위약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봉구스밥버거 본사 관계자는 "포스 위약금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포스사와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봉구스밥버거는 길거리 장사로 시작된 청년창업 브랜드로 가맹점이 900개까지 늘어나며 ‘청년 창업신화’로도 불렸다. 하지만 청년사업가로 알려진 오 대표가 지난해 마약복용 혐의로 구속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지고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오 대표는 2016년 5월부터 8월까지 서울 강남구에 있는 호텔에서 3차례 마약을 투여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 1부(부장판사 노호성)는 지난해 8월 오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최근 점주들 몰래 네네치킨에 회사를 매각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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