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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한국 R&D 투자비율은 세계 2위인데, 기업 혁신역량은 3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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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 분석 … 중국 19위, 일본 28위

“정권 따라 정책 바뀌며 혁신 후퇴”

정부가 경제 성장 정책의 두 축으로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을 들고 있지만, 국내 기업 부문의 혁신 역량은 주요국에 비해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인터넷 속도나 정보통신기술(ICT) 수준은 세계 최상위권에 해당한다. 그러나 국내 인재들이 연구한 기술을 산업 부문에 녹여내지 못한 데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성장 정책이 바뀌다 보니 혁신 역량이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5일 발간한 ‘2018 세계 속의 대한민국’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기업 혁신 역량(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 국제 경쟁력 평가 기준)은 31위로 중국(19위)·일본(28위)에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에는 19위를 기록했지만 그사이 순위가 크게 하락한 것이다. 산학 협력 부문 경쟁력은 29위, 해외 고급 숙련 인력의 (국내) 유인 지수는 49위로 모두 저조했다. 특히 지난해 기준 국제 무역수지는 4위, 교역량은 9위에 해당하는 한국의 경제 규모에 비하면 혁신 역량은 매우 취약한 것이란 평가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기업의 혁신 역량이 부족한 것은 학계의 연구 성과가 산업계로 전파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의 R&D 투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23%(2016년)로 세계 2위를 기록 중이다. 이를 통해 개발된 국제 특허(PCT)는 2000년 1044개에서 지난해 1만4538개로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이미 개발된 신기술을 사업화할 수 있는지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부터 이어져 온 정부의 신성장동력 육성 정책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자주 바뀐 점도 혁신 역량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선정하고 정권이 바뀌면 재검토하는 일이 반복됐다”며 “중·장기적인 과학기술 기본계획은 여론이나 정치적 민감성에 흔들리지 말고 차질 없이 이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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