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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현대제철, 임단협 막판 갈등…현대重·대우조선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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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위 철강업체인 현대제철(004020)이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을 놓고 막판 갈등을 겪고 있다. 현대자동차(005380), 기아자동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는 여름 휴가 전에 일찌감치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했고 철도차량 생산업체인 현대로템(064350)도 이달 8일 노사 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중에서는 현대제철만 임단협 타결을 남겨두게 됐다.

12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는 ▲임금 4만3788원 인상 ▲성과금 250% + 280만원 ▲상품권 20만원 및 유급휴가 소급분 30만원 등 노사가 합의한 내용에 대해 9일부터 11일까지 조합원 투표를 진행했으나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비즈

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 조합원들이 9월 21일 총파업 투쟁을 하고 있다./현대제철지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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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암묵적으로 주력사인 현대차, 기아차가 임단협을 타결하면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현대제철, 현대로템 등 제조 계열사가 임단협을 타결해왔다. 현대제철 노조는 올해 임단협 내용이 현대차나 기아차의 타결 내용보다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이에 반발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기본급 4만5000원 인상, 성과금 250% + 280만원, 상품권 20만원 등의 내용으로 합의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로템지회 등은 윤여철 현대차그룹 노무총괄 부회장이 제시한 이른바 ‘양재동 본사 가이드라인’ 때문에 계열사 자율교섭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가이드라인이란 현대차·기아차의 임단협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현대제철은 90, 현대로템 등 대형부품사는 80, 중소계열사는 70 수준으로 합의하도록 지시한다는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투표결과가 공식 발표되면 추후 협상일정이 정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에서는 대형 조선사 중 현대중공업(009540)대우조선해양(042660)이 임단협을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기본급 동결(호봉승급분 별도), 내년 5월 말까지 고용안정, 해양 유휴인력 유급휴직 등을 노조에 제안했고, 노조 측은 기본급 7만3373원 인상, 내년 말까지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구조조정 등에 반대하며 11일부터 18일까지 부분 및 총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새로운 노조위원장이 선임된 대우조선해양은 곧 임단협이 재개될 전망이다. 대우조선에는 ‘실천하는 현장 노동자연대(현장연대)’, ‘대우조선노조민주화 추진위(노민추)’, ‘새로운 노동운동을 향한 현장의 물결(새물결)’, ‘현장중심 민주노동자 투쟁위(현민투)’ 등 4개의 노동단체가 있는데, 이날 현민투의 신상기 후보가 새 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됐다. 현민투는 4개 노동단체 중에서 가장 강경한 단체로 분류된다.

강경 단체 후보가 노조위원장이 되면서 임단협 협상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대우조선 노조는 기본급 4.11% 인상, 사내 근로복지기금 출연, 사내 하청노동자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는 반면 회사는 임금동결, 정기상여금 월 분할(600%) 및 기본급 전환(100%)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노조위원장 선거 등의 일정 때문에 8월 이후에 교섭을 하지 못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새 집행부가 꾸려지면 교섭이 재개될 전망"이라며 "교섭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전재호 기자(j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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