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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쏟아지는 금리인하 주문···7월 금통위에 금리인하 ‘소수의견’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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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달 12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대출과 금리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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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에서 금리 인하 주문이 공개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이 사상 최대치에 이르고 물가 상승률도 주춤하면서 금리 인하 압박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가계부채 급증세가 심상치 않고 원·달러 환율 변동 등을 고려하면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를 말하는 소수의견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3일 열린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 회의에서 “금리는 아직도 높지만, 희망적으로 보면 이제 금리는 내려갈 방향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주문하진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금리인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금리에 대한 언급은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원희룡 후보는 지난 2일 비전발표회에서 “무엇보다 금리가 문제”라며 “금리를 낮추기 위해 당이 그 논의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윤상현 후보도 출마를 밝히는 입장문에서 한은의 선제적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달 16일 KBS 인터뷰에서 “금리를 인하할 환경이 됐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이처럼 금리 인하 주문이 쏟아지는 것은 대출을 연장하며 연명해온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상황이 한계에 달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52%로 약 2년 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자영업자의 사업자대출 연체액도 10조8000억원으로 최대치다.

국내외 여건도 갖춰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2%대 물가’를 거론해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이틀 전 소비자물가상승률 발표 직후 한은은 ‘2%대 중반 수준’ 물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물가를 두고 늘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던 한은이 ‘긍정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자체가 물가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로 풀이된다.

미국도 9월 금리 인하설에 한발짝 가까워졌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포르투갈에서 열린 포럼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진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신 지표와 그 앞선 지표는 우리가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경로로 돌아가고 있음을 어느 정도 시사한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우리의 목표치를 향해 되돌리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다”고 했다.

이같은 기대감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일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다음주 금통위가 주목되는 이유다. 한은이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기는 쉽지 않지만 소수 의견이 등장할 가능성은 있다.

물가는 떨어졌지만 걸림돌은 여전하다. 상반기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2.33% 늘어 금융당국의 관리 목표치를 넘었다. 정책대출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어난 탓이다. 금리 인하가 다시 ‘영끌’ 대출을 일으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자극제가 될 우려도 없지 않다.

달러당 1380~1390원선을 넘나들며 약세를 보이는 원·달러 환율도 걱정거리다.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경우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4일 “6월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7월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 의견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인정하지만 한은이 8월에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며 “환율을 고려하면 한은이 연준에 앞서 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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