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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경제사령탑 교체론’에 펄쩍 뛴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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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장하성 후임자 인선 실무작업중" 보도에 靑 "오보"

주요 경제지표가 날로 악화되는 가운데 11일 여권발 ‘경제사령탑 교체론’이 나오자, 청와대가 적극 반박에 나섰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실정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데다가, 다음 날 발표예정인 9월 고용동향 통계도 전망이 어두워 경제사령탑 교체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언론은 이날 오전 여권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올해말 동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면서 이미 후임자 인선을 위한 실무작업이 물밑에서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다른 여권 관계자를 인용해 국회 일정을 감안해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끝난 12월 중순 이후에 인사가 발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청와대는 즉각 "오보"라고 반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 정례브리핑에서 "명백한 오보"라며 "지난 10일 이 매체에서 청와대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가 왔는데, ‘분명히 아니고 사실무근'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쓴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출범 시점부터 함께한 김동연-장하성 조가 언젠가는 교체될 수 있을텐데, 올해 말이 아니라 내년초 정도는 검토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물음에는 즉답을 피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경제사령탑 교체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최근 공개행사에서 연달아 경제실정을 인정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충북 청주시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준공식 후 열린 제8차 일자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산업구조의 변화, 자동화, 무인화, 고용 없는 성장,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자영업의 어려운 경영 여건 등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구조적 어려움에 대해 아직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비판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은 수차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내세운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을 설명하면서 이들 정책이 한국경제의 구조적 어려움에 대한 해법이라고 표현해왔다.

문 대통령은 81만개 일자리 창출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취임 직후 첫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 설치안에 서명했지만, 지난 4일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는 "아직까지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어 "민간 부분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등 첨단제품이 주력이 돼서 전체 수출은 계속 늘고 있지만 고용효과가 큰 전통 주력 제조업 분야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했다.

한편 하루 뒤인 오는 12일에는 9월 고용동향 통계가 공표될 예정이다. 지난 8월 통계에서 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수 증가폭이 3000명에 그치는 등 매달 어두운 지표를 쏟아내고 있는 고용동향 통계다. 일각에서는 취업자수가 감소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청와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김 부총리와 장 실장 교체론 불씨가 꺼지지 않는 이유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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