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의 세종대왕 영릉 참배는 YS이후 24년만
문재인 대통령은 한글날인 9일 한글을 창제한 조선 제4대 임금인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을 맞아 세종대왕릉을 참배하고, 세종의 ‘애민(愛民)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조선 제17대 임금 효종의 묘소인 영릉(寧陵)를 방문한 뒤, 두 릉을 잇는 ‘왕의 숲길’을 산책한 뒤 세종대왕 묘소인 영릉(英陵)에 도착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왕의 숲길’은 숙종, 영조와 정조 등이 세종대왕릉 옆의 효종 영릉를 먼저 방문한 뒤 세종 영릉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현직 대한민국 대통령의 세종대왕릉 참배는 1994년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방문 이후 24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과 572돌 한글날을 맞아 경기도 여주 세종대왕 묘소인 영릉을 찾아 참배한 뒤 "세종이 한글을 만든 목적은 일반 백성들의 소통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함이었다. 이러한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이곳 방문을 통해 새겨야 할 것"이라며 "백성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것은 왕조시대가 아닌 민주주의 시대에도 본받아야 할 리더십"이라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한글, 위대한 애민정신을 마음깊이 새깁니다. 대통령 문재인"이라는 글도 남겼다.
문 대통령은 세종 영릉 참배 뒤 한글과 관련된 분야에서 활동하는 각계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하고 "해마다 (한글날) 기념식을 치르지만, 세종대왕 없는 기념식이어서 가능하면 국민과 함께 한글날의 역사성과 현장성을 살릴 수 있는 기념식이길 바라왔다"며 "오늘 처음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기념식을 열고, 이곳 영릉에서는 기념식은 어렵지만 참배라도 하고자 오늘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방문 의미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세종 즉위 600주년에 맞는 한글날은 특히 감회가 깊다"며 "일제 강점기 때 한글 말살 정책이 있었고, 해방 이후 한글 창제를 기리는 특별 기념일로 한글날을 제정했다. 이후 공휴일을 줄이면서 한글날도 빠졌지만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2006년 참여정부 때 국경일로 부활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글은 세계최초의 금속활자,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과 더불어 우리 민족이 세계에 내놓은 3대 발명품 중 하나이고, 만든 사람, 시기, 반포일, 목적, 원리 모든 게 기록으로 남아 있는 유일한 문자"라며 "케이팝(K-pop)을 보면 한글을 모르는 세계인들도 모두 따라 부르고 많은 세계인들은 한글을 배우길 원하며, 대학 한국어 강좌는 물론 학원을 다니기도 한다고 들었다.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뒤 능제(능침, 정자각 등을 제외한 재실, 홍살문, 참배로 등)에 대한 복원 및 정비 공사가 진행 중인 영릉의 공사 관계자들도 격려했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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