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새 CIO에 자격과 정치적 코드 논란이 있었던 인물이 배제되고, 전문성과 경험을 인정받는 인사가 발탁된 것은 바람직하다. 지난해 7월 강면욱 전 CIO가 일신상의 이유로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한 채 중도 사퇴한 후 후임 공모를 놓고 상당한 논란과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 2월 첫 공모는 적격자가 없어 실패했고, 6월 재공모에는 30명이 지원해 13명이 면접대상으로 추려졌다. 이 중 5명이 면접을 통과했지만, 국민연금공단의 인사검증으로 최종 인선 발표는 4개월가량 미뤄졌다. 그러는 사이 '특정인 내정설' 등 억측이 난무하고 공단은 이를 부인했다. 공단 노조가 정면으로 반발하기도 했다.
이런 진통 끝에 선임된 안 CIO 앞에 놓인 최대 과제는 국민연금의 수익률을 제고하는 것이다. 올해 국민연금의 전체 기금운용 수익률은 지난 7월 말까지 1.39%로 지난해 연간 수익률 7.26%를 크게 밑돈다. 해외 주요 연기금에 비해서도 성과가 턱없이 낮다. 특히 국내 주식 수익률은 지난해 25.88%에서 올해 -6.01%로 급락해 10조 원가량의 손실이 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다 CIO 장기 공백이 맞물린 데 따른 결과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를 지켜줄 중요한 보장 수단이다. 국민연금 고갈 시기가 3년 앞당겨질 것이란 어두운 정부 전망이 나온 가운데 수익률마저 급락하면 가입자인 국민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투자 다변화로 기금 수익 제고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한 안 CIO의 취임 일성이 좋은 결실로 이어졌으면 한다.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뒤 내부 전문가들의 퇴사가 잇따르고 외부 전문가들도 국민연금으로 오기를 꺼리는 것도 문제다. 막대한 기금을 운용해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조직이 전문가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다면 미래는 뻔하다. 안 CIO가 조직 안정과 신뢰 회복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세우기를 주문한다. 국민연금의 또 다른 과제는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투명성 확보다. 정부나 정치권은 과거처럼 기금운용에 부당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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