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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삼성전자 수뇌부 북미로…AI 경쟁력 확보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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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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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이달부터 해외에서 인공지능(AI) 사업 고도화를 위한 대규모 포럼을 잇달아 개최한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AI를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지목하고 대규모 투자 계획을 시사하면서 삼성이 해외 포럼을 통해 해외 AI 인재들과 접촉·교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가전사업을 총괄하는 김현석 사장(CE부문장)은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 CEO 서밋'에 해외 AI 석학들을 초청해 삼성이 준비하는 AI 관련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혜안을 구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달 7일에는 정보기술(IT)·모바일 사업을 책임지는 고동진 사장(IM부문장)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성개발자회의'에 참석해 외부 소프트웨어 전문가들과 함께 삼성 AI 플랫폼인 '빅스비'의 경쟁력과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

모두 매년 하반기 정례적으로 열려온 행사지만 올해는 주제를 모두 'AI'로 일치시키며 관련 전문가와 해외 석학들을 섭외하는 데 각별히 공을 들였다.

일례로 이달 '삼성 CEO 서밋'에는 세계 최대 온라인공개수업(MOOC) 플랫폼인 코세라를 공동 창업한 앤드루 응과 대프니 콜러 등 AI 석학들이 대거 참석한다.

창업 전까지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였던 앤드루 응은 구글의 딥러닝 프로젝트인 '구글 브레인'을 이끈 데 이어 중국 업체 바이두에서 각종 AI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기업의 AI 사업모델에 정통한 인사라는 평가를 듣는다. 대프니 콜러 역시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 교수 출신으로 2012년엔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에 뽑힐 만큼 AI 분야에서 손꼽히는 석학이다. 그는 유전자 지도 없이도 특정 동물의 유전자 특성을 머신러닝 기법으로 분석하는 등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AI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페이스북 연구개발(R&D)의 심장부로 불리는 '빌딩8'팀을 이끌었던 리기나 두건도 이번 '삼성 CEO 서밋'에서 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사장)와 대담한다. 두건은 구글 AI 개발팀을 거쳐 2016년부터 페이스북 빌딩8팀에서 말이 아닌 생각만으로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마인드 리딩' 연구 등을 진행했다.

다음달 7~8일 고동진 사장이 참석하는 '삼성개발자회의' 역시 총 32개 강연과 패널토론 중 11개가 AI를 주제로 한다. 삼성의 AI 플랫폼인 빅스비를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각종 실행 사례를 공유하고 비즈니스 환경에서 경쟁력을 평가하는 자리다. 아울러 김현석 사장과 고동진 사장은 삼성만의 혁신적인 AI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을 목표로 전 임직원을 상대로 아이디어 공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내 집단지성 시스템인 '모자이크(MOSAIC)'를 통해 이달 초부터 12일까지 약 2주간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생활 속 AI 시나리오를 토론해 봅시다"라며 토론회를 펼치고 있는 것. 두 부문장은 지난 1일 전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경쟁이 치열한 경영 환경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경험과 가치가 무엇인지 귀 기울이며 3~5년 후 미래를 그려야 한다. 혁신 아이디어를 발견하면 실행까지 즉시 연계해 보겠다"며 적극적인 제안을 독려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8일까지 4만2000명 이상의 임직원이 대토론회에 참여해 550여 건의 시나리오 제안과 댓글 토론이 이뤄졌다"며 "토론회에서 나온 아이디어와 시나리오들을 과제로 도출해 11월 중에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실행이 가능한 과제들은 상품화까지 연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경쟁 기업보다 출발이 늦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이 반도체 부문의 '초격차' 전략을 AI 사업에 확대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AI 인프라스트럭처 확대를 위해 지난 2일 북미와 유럽 방문을 주요 일정으로 해외출장 길에 오른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는 일본을 거쳐 지난 5일 캐나다 토론토에 도착해 삼성전자 AI연구센터 등 현지 연구개발 인프라를 집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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