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줄민원에 동네북된 수상태양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업체는 경북 한 저수지에 2.5메가와트(㎿)급 수상태양광발전소 건립을 추진하다가 지역 주민 반대로 큰 손실을 떠안게 됐다. 이 업체는 지방자치단체 의견에 따라 설명회도 열고 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역 주민이 수질오염, 경관 훼손, 빛 반사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결국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정부의 야심 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전국 곳곳에서 수상태양광발전소 설치 사업이 줄줄이 무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수지나 용·배수로 수면 위에 설치하는 수상태양광발전은 육상태양광보다 발전 효율이 10% 이상 높아 네덜란드, 일본, 베트남 등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육상태양광이 산림을 파괴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자 수상태양광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역 주민 반발에 막혀 잇따라 무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지역 주민은 대체로 수질오염, 전자파, 빛 반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태양광발전업계 관계자는 "육상태양광은 규제에 막혀 진도가 나가지 않고, 수상태양광은 민원에 막혀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재 기업들도 덩달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오해는 중금속에 의한 수질오염 부분이다. 수상태양광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태양광 모듈에 카드뮴, 납 등 중금속이 포함돼 있어 농업용수가 중금속에 오염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업계 주장은 전혀 다르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모듈은 실리콘계 전지를 사용하고 있어 카드뮴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태양전지와 전선에 소량의 납이 사용되기는 하지만 수질오염을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전자파 얘기도 되풀이되는 오해다. 태양광 모듈과 인버터(전력변환기)에서 인체에 유해한 전자파가 대량으로 나온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과 차이가 있다.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3킬로와트(㎾) 규모 태양광발전소 인버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7.6밀리가우스(mG)로 전자레인지(29.21mG), 휴대용 안마기(110.75mG)에 훨씬 못 미친다. 다만 전기장판(5.18mG)보다 높은 수준이다.

태양광 모듈의 빛 반사가 심해 눈부심을 유발한다는 문제 역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따르면 태양광 모듈은 빛을 흡수해 전기를 만드는 제품이기 때문에 발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빛 반사를 최대한 줄이도록 설계돼 있다. 이에 따라 모듈의 빛 반사율은 5.1%로 붉은 벽돌 10~20%, 밝은색 목재 25~30%, 유리·플라스틱 8~10%, 흰색 페인트 70~90%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런 오해로 국내 태양광 산업과 소재 기업들이 휘청하는 사이 글로벌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독무대가 되고 있다. 글로벌 태양광 산업 투자 규모는 2014년 1453억달러(약 159조원)에서 지난해 1608억달러(약 176조원)까지 급성장했지만 태양광 전지(셀)와 모듈은 중국 업체가 70%를 싹쓸이하고 있다.

[문지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