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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내년 성장률 전망 2%중반으로 낮춘 IMF…경기침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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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경기둔화 늪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내년까지 3%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봤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후반대로 낮춘데 이어, IMF(국제통화기금)도 올해 한국 경제가 2.8%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수정 전망치를 발표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종전 전망치(2.9%)보다 0.3%포인트나 하향 조정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파장이 커지고 있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게 연이은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이유다. 국제유가 등 상품 가격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어 교역조건도 악화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고용시장 개선이 쉽지 않다는 게 IMF가 그리는 내년 한국 경제의 밑그림이다.

자동차·조선 등 주력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제조업경기 침체,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으로 인한 고용시장 붕괴 등 국내 경제 여건의 어려움이 여전한 가운데, 수출둔화까지 겹쳐 한국경제가 내우외환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내년 한국 성장률 2.6%까지 추락할수도"

IMF는 9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 경제성장률을 올해 2.8%, 내년 2.6%로 전망했다. 지난 4월에 발표한 종전 전망치에 비해 올해 0.2%포인트(p), 내년 0.3%p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에 앞서 OECD는 지난 20일 3.0%였던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7%와 2.8%로 0.3%p, 0.2%p씩 하향조정한 바 있다.

IMF가 제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 2.6%는 국제기구가 발표한 내년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2% 후반대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밑돌 가능성도 있다. 2012년(2.3%) 이후 가장 심각한 저성장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기도 하다.

조선비즈



IMF가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한 것은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3.9%로 제시됐던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각각 0.2%p씩 하향 조정됐다. IMF는 "2016년 중반부터 시작된 경기 확장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경기 확장세가 지역별로 상이하고, 중기 경제 성장률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현재 세계 경제 흐름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무역 긴장 고조 △경제 펀더멘털이 취약한 신흥국 중심의 자본유출을 세계 경제의 하방요인으로 제시했다.

IMF와 OECD 등의 성장률 하향 조정은 한국 경제가 미·중 무역 전쟁의 부정적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IMF는 최근의 무역 갈등으로 인해 한국 등이 포함된 선진 경제(Advanced Economies)의 수출이 올해 3.4%, 내년 3.1%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7월 전망치보다 0.8%p, 0.6%p 하향 조정된 수치다. 지난 4월 전망치에 비해서는 각각 1.1%p와 0.8%p 하향됐다.

IMF는 "지난 7월 중국산 태양광 패널, 세탁기 등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 글로벌 무역시장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미국과 유로존, 일본 등 선진 경제에서 수입 규모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이 관찰된다"면서 "반면,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글로벌 상품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상품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 수출부진·고물가·고용부진…경기침체 현실화되나

문제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긴장상태가 지속될 경우 경기둔화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IMF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하향 조정하면서 거시경제 밑그림도 함께 제시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1.5%)보다 0.3%p 높은 1.8%로 올라가는 반면, GDP(국내총생산)대비 경상수지 흑자비율은 올해(5.0%)보다 0.3%p낮은 4.7%로 둔화될 것으로 봤다. 실업률은 올해(3.7%)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

수출 둔화로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올라가고, 고용시장 개선이 쉽지 않다는 게 IMF가 바라보는 내년 한국 경제 전망인 셈이다. 전형적인 경기둔화기의 모습이 내년 한국 경제에서 연출될 수 있다는 IMF의 시각을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나온다.

국내 기관들의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은행도 오는 18일 열리는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 2.9%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9%로 낮춘 데 이어 추가적인 하향 조정에 나서는 것이다. 2.8%인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계열인 LG, 현대경제연구원 등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2% 중반대로 낮췄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IMF의 이번 경제전망은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무역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인식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무역갈등으로 인한 수출둔화와 유가 등 상품가격 상승이 겹칠 경우 가뜩이나 고용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가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정원석 기자(lllp@chosunbiz.com);세종=전성필 기자(fee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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