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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전세대출 1년 만에 1.4배 급증…국민·하나은행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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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5곳, 9월 전세대출 잔액 57조9530억원

국민·하나은행 잔액, 전년比 약 60% 증가

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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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사각지대에 놓였던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1년 만에 1.4배 급증했다. KB국민·KEB하나·NH농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40~60%나 늘었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신한·KB국민·우리·NH농협·KEB하나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은행계정) 잔액은 57조953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2.4%, 전년 동월 말(40조5745억원) 대비 42.83% 증가했다.

30조원을 돌파했던 2016년 9월과 비교하면 2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증가 속도가 빨라진 만큼 연내 60조원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6조원대였는데, 올해 9월 말 10조원을 돌파했다. 1년 새 63.32% 늘었다. 하나은행은 59.84%, 농협은행은 42.6%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23.7% 증가했다.

이런 전세자금대출 급증세는 그간 부동산 규제 정책에 따른 '풍선효과'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달까지 나온 정부 규제 정책 대상에 전세자금대출은 사실상 빠져 있었다. 그동안 규제는 주택담보대출에 집중됐다.

지난해 8.2 부동산대책에서도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줄였다. 지난 3월 은행권이 도입한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은 모든 대출에 대한 원리금을 포함해 대출 금액을 산정하는 제도이지만, 전세자금대출은 원금을 제외한 이자만 적용한다.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차액으로 주택을 매매하는 갭투자도 성행했다.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산정할 때 더하는 위험가중치가 주택담보대출보다 낮아 은행 입장에서도 영업 부담이 비교적 적다.

지난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한 금통위원은 "은행의 가계대출이 예상과 달리 더디게 둔화하는 것은 전세자금대출과 기타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전세 수요가 꾸준히 늘어 시장이 커졌고, 보증을 갖춘 전세대출은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라면서도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금리 상승기에는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사실상 첫 규제를 내놔 전세자금대출 급증세에 제동이 걸릴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위원회는 전세대출이 다주택자의 갭투자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는 15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3대 보증기관(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서울보증보험)의 신규 보증을 차단한다. 1주택자도 부부 합산 소득이 1억원을 넘으면 주금공과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보증을 받을 수 없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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