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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싹수 노란 ‘청년농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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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불안정 청년농에게 준 영농정착지원금, 명품 구입·외제차 수리 등에 사용

정운천 의원, 농협 자료 분석

8월까지 쓴 44억8245만원 중 농업 분야 5억3134만원 그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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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구입 200만원, 가구 구입 255만원, 벤츠자동차 수리 95만원….

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이 농협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정부가 청년창업농들에게 지급하고 있는 영농정착지원금의 사용 내역을 확인한 결과를 보면 이런 식의 사용 사례가 대거 드러났다.

청년농들이 지난 8월 말을 기준으로 지원금을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마트와 편의점’(11억5100만원)이었다. 백화점 등의 쇼핑기관(9억1514만원)과 음식점(7억9316만원)에서 사용한 금액이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정 의원은 “전체 44억8245억원 중 농업 관련 분야에 지원금이 사용된 것은 12%인 5억3134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세부 지출 내역을 살펴보면 창업농 ㄱ씨는 7월 대구의 한 백화점에 있는 명품점에서 2차례에 걸쳐 2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ㄴ씨는 같은 달 독일제 승용차인 벤츠의 서비스센터에서 95만원을 썼다. ㄷ씨는 지난 6월 유명 브랜드 가구점에서 255만원을 지불했다. 이 사례를 포함해 100만원 이상의 가구를 구입한 사례가 5건 확인됐다.

ㄹ씨는 지원금을 이용해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스타벅스 카드를 충전하는 데 175만원을 썼고, ㅁ씨는 지난 8월 뷔페식당에서 110만원을 지출했다. 이 밖에 지원금으로 주정차위반 과태료 등 과태료를 납부한 사례(2건)와 유람선이나 워터파크를 이용하는 데 지출한 사례 등도 확인됐다.

정 의원은 “주유소·화원 등에서 100만원씩 지출한 사례도 여러 건 확인됐는데 이른바 ‘카드깡’을 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청년농들의 안정적인 영농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영농정착지원금이 명품 구매 등에 사용됐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영농정착지원금 사용 실태에 대한 점검에서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에서 지원금을 사용한 사례 등을 확인하고 백화점, 면세점 등을 사용 제한 업종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청년창업농 1600명을 선발, 지난 4월부터 매달 10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청년농들에게는 농협 직불카드가 제공되며 매달 100만원씩 입금된다. 이 돈은 유흥주점, 노래방, 단란주점, 성인용품점, 골프장, 안마시술소 등의 사용제한업종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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