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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노벨경제학상 로머 "소득주도성장 기술 습득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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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폴 로머(62) 미국 뉴욕대 교수가 한국 소득주도성장의 성공 여부는 늘어난 소득이 기술 습득으로 이어져 이것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로머 교수는 8일(현지 시각)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 이후 뉴욕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득주도성장의 경제적 효과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중요한 것은 향상된 소득이 더 많은 기술 습득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로머 교수는 "사람들은 소득이 늘어날수록 더 교육을 받게 되고, 새로운 것을 배우기 마련"이라며 "어떤 기술이 더 필요하고 누가 더 기술을 배워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환경이 필요한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싱가포르는 앞서 소득주도성장을 시도했는데 혼재된(mixed) 결과를 얻었다"라며 소득주도성장이 기대하는 효과를 얻으려면 정교한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단순히 가계 소득을 높이는 정책에 그치지 않고 늘어난 소득이 기술 습득에 투자돼야 소득주도성장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로머 교수는 과거 경제학이 기술을 경제 성장의 ‘외생변수(알 수 없는 외부 요인)’로 간주한 것과 달리, 연구·개발(R&D) 노력으로 축적된 기술이 경제 성장을 좌우한다는 ‘내생적 성장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을 주장했다. 지식의 상품화와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가 경제성장의 원동력임을 규명한 것이다.

캐주얼 차림으로 회견장에 나온 로머 교수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파티 계획을 묻자 "여자 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자축하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로머 교수와 함께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윌리엄 노드하우스(77) 예일대 교수도 이날 예일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기후변화협정 무대에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새로운 미 행정부가 들어서고 수년 안에 미국은 그 이슈(기후변화)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참여 없이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적 합의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밖에서는 기후변화 과학을 꽤 광범위하게 수용하고 있다"며 "미국은 (기후변화협정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드하우스 교수의 이런 발언은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발표한 기후변화협정(파리협정)이 "미국에 불이익을 가져다준다"면서 지난해 6월 전격 탈퇴를 선언했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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