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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규제 비껴간 전세대출 2년 새 두 배 증가···연내 60조 넘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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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자료: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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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전세자금대출이 최근 2년 새 두 배 이상 뛰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9월 말 은행 재원 전세자금대출 총 잔액은 57조953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56조6077억원) 대비 2.38%, 전년 동월말(40조5745억원) 대비 42.83% 증가한 것이다.

2016년 7월 말 잔액(28조823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었다. 2016년 9월 30조원을 넘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40조원 돌파 후 올해 4월 50조원을 넘겼다. 올해 들어 월 평균 3% 안팎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연내 60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그간 각종 부동산 규제 대책을 내놨지만, 전세자금대출은 규제를 비껴갔다. 지난해 8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강화한 것은 주택담보대출만 겨냥한 것이다. 올 1월 도입된 새로운 DTI도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을 고려해 다주택자를 옥죄는 정책이었다.

3월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시작한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에서도 전세자금대출은 이자만 반영하도록 했다. 전세금이 만기 후 반환되는 점을 고려한 것이지만 사실상 전세자금대출을 아무리 받아도 DSR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게 됐다.

이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해질수록 풍선효과로 전세자금대출이 늘어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자금대출이 주택금융공사 등 공적보증을 받아 은행에서 위험 부담이 없어 적극 판매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높은 전세금도 전세자금대출을 부추겼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의 중위 전셋값은 3억4756만원,아파트의 경우 4억3295만원이었다. 수도권에서 아파트 전세를 얻으려면 중위 가격이 3억661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집주인 동의 없이 전세자금대출과 전세금 보장보험 가입이 용이해진 점, 부동산 시장 활황 속에 이른바 ‘갭투자’가 성행해 전세 물량이 늘어난 것도 전세 시장 확대를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오는 15일부터 공공·민간보증사가 일제히 다주택자의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은행권 전세자금대출 증가세도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3사가 모두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전세자금대출 신규 보증을 제한한다. 공적보증인 주택금융공사와 HUG의 경우 1주택자인 경우에도 새로 전세자금을 대출받으려면 부부합산 소득이 1억원 이하여야 한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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