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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한글날 1등 공신은 BTS? 케이팝과 함께 '한국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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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김영상 기자, 서민선 인턴기자 전국사회부인턴기자] [한국어능력시험 토픽(TOPIK) 글로벌 응시자 급증, "한국문화 배우자" 유학으로도 이어져]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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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에 위치한 동유럽 국가 루마니아의 클루지나포카시. 인구 30만여명이 사는 작은 도시에서 매년 4월 '한국어 말하기 콘테스트'가 열린다. 올해 콘테스트의 주제는 '한반도와 세계평화'. 헝가리와 불가리아, 루마니아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클루지나포카시의 바베시 볼리야이 대학교 도서관에는 분기에 한 번씩 한류 이벤트도 열린다. 한국어를 전공하는 60여명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케이팝(K-POP)과 한국 음식 등 한국문화를 학생들과 공유한다. 한국어를 전공한 오르베아누 앙드레아씨(여·21)는 "케이팝과 드라마에 푹 빠져서 한국어학과를 선택했다"며 "앞으로 통역가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BTS(방탄소년단)·EXO(엑소) 등 케이팝 아이돌 스타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단순히 음악을 듣고 한류를 즐기는 것에서 나아가 삼삼오오 모여 공부 모임(스터디)을 만들고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한다.

8일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76개국(한국 포함) 224개 도시에서 한국어능력시험 토픽(TOPIK)에 응시한 사람은 23만7790명으로 2010년 9만2607명에서 불과 7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1997년 첫해 응시자 2274명에 비해선 20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응시자는 3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픽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재외동포나 외국인을 상대로 한 시험으로 국내 대학 유학이나 취업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토픽시험을 볼 수 있는 국가도 많아졌다. 1997년 4개국에서 시작해 지난해 76개국으로 늘었고 내년에는 수단, 아프가니스탄, 동티모르, 볼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5개 국가가 추가로 더해진다.

조영기 토픽사업단 운영팀장은 "기존에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응시를 많이 했는데 최근에는 아프리카, 유럽 등 전 세계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한류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유학을 오기 위해 토픽을 보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한국어 배우기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건 단연 케이팝이다. 케이팝 인기가 베트남, 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넘어 유럽이나 아프리카, 북중미 등 세계 각지로 뻗어 나가면서 한국어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 울란우데 세종학당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있는 스게노바 다리마씨(여·40)는 "2009년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뮤직비디오 등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아졌다"며 "최근 몇 년 간 엑소와 방탄소년단 인기로 한국에서 공부하려는 학생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키르키스스탄 비쉬켁 한국교육원에서 일하는 메림 사마고바씨(25)는 "케이팝 드라마 등 한류 열풍으로 최근 몇 년 동안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50% 이상 늘었다"며 "이 가운데 한국으로 유학을 가려는 목표를 가지고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메림씨는 "예전에는 빅뱅과 엑소가 제일 유명했고 요즘에는 방탄소년단"이라며 "키르키스스탄의 10대들은 방탄소년단을 거의 다 알고 있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한국어를 전문적으로 배우려고 직접 한국을 찾은 외국인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유학·일반연수 입국자는 5만8000명을 기록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특히 케이팝에서 시작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한국회사 취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상명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한국언어·문화를 전공하고 있는 짠 티 타인마이씨(여·24)는 "베트남에서 한국언어·문화를 전공하고 계속 공부를 하고 싶어서 한국에 유학을 왔다"며 "석사를 마친 후 베트남으로 돌아가 한국어 선생님을 하거나 아니면 베트남에 있는 한국 회사나 한국에서 취직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mt.co.kr,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서민선 인턴기자 전국사회부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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