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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탄소세 국가 동등 부과'에 노벨 경제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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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윌리엄 노드하우스(왼쪽), 폴 로머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기후변화와 기술 진보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온 경제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 시각) 노벨 경제학상에 윌리엄 노드하우스(77) 미국 예일대 석좌교수와 폴 로머(62) 뉴욕대 교수를 공동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이들의 발견으로 경제가 자연 및 지식과 상호 작용하는 구조에 대한 이해가 확연히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40년간 기후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왔고, 기후변화와 관련한 경제 모형·이론 개발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으로 모든 국가에 '탄소세'를 동등하게 부과하는 해법을 제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노드하우스 교수는 '탄소의 사회적 비용'을 산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많은 국가가 이와 관련한 규제를 마련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접근한 저서를 20권 이상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도 출간된 저서 '기후 카지노'에서 "1900년부터 2010년까지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평균 2.6%씩 증가했고, 이 영향으로 빙하가 녹을 경우 지구 기온은 연평균 6도씩 오를 수도 있다"며 "기후변화가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생태계 전체가 커다란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예일대 출신으로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박사 학위를 딴 뒤 1967년부터 예일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미 카터 정부 시절인 1977~1979년에는 대통령 경제 자문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로머 교수는 기술 진보가 거시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내생적 성장 이론'의 선구자다. 1997년에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 2010년에는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선정한 '세계 100대 사상가'에 꼽히기도 한 '스타 학자'다. 전통 경제학은 노동과 자본이 경제성장을 이끄는 핵심이라고 보고 기술은 '외생 변수(알 수 없는 외부 요인)'로 간주해왔다. 하지만 로머 교수는 "연구·개발(R&D)로 축적된 기술, 인적 자본과 혁신이야말로 경제성장을 이끄는 핵심"이라고 주장해 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내생적 성장 이론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장기 번영을 장려하는 정책에 대한 많은 연구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로머 교수는 미 시카고대학에서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1년에는 대학생의 학교 과제를 온라인으로 도와주는 스타트업 '아플리아'를 창업해 화제를 모았고, 2016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다.

이준우 기자(rainrac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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