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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KBS, 대북 라디오방송 송신 출력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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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방송 등 8곳 편법 운영… 北주민은 방송 청취 어려워져

KBS가 대북 라디오를 포함해 일부 AM 방송의 출력을 편법으로 낮춰 운영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주민을 위한 '한민족방송'이나 장애인 '사랑의소리' 방송 등이 그동안 제 역할을 못 했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대출 의원(자유한국당)에 따르면, KBS는 지난달 말 중앙전파관리소 현장 조사에서 전체 26개 AM 라디오 방송국 중 8곳의 출력을 임의로 낮춰 운영해 온 사실이 적발됐다. 한민족방송과 사랑의소리, KBS1·2AM, 울산·목포·강릉 1AM 등이 포함됐다.

이 방송국들은 평상시 저출력으로 방송하다가 정부 점검이 나오면 정상 출력으로 높이는 편법을 사용했다. 이 중 한민족방송은 허가 출력 1500킬로와트(㎾)를 750~1349㎾까지 낮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측은 "한민족방송은 한반도 전역과 중국 일부까지 가청 권역인데 출력이 낮아지면서 신호가 닿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 네트워크센터 관계자는 "전기료 절감을 위해 일부 시설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을 뿐, 고의로 출력을 낮추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서울입니다' '서울말 따라잡기' 등 대북 프로를 만드는 한민족방송은 수신료 외에 연간 160억원 이상 별도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라디오 출력 변화는 월별 전기 사용량으로도 추정이 가능한데, 박대출 의원실이 최근 2년간 한민족방송 자료를 확인한 결과 올해 3월 전기 사용량이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북한 주민들에게 소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별도 예산까지 지원받는 방송에서 전기요금 아끼려 출력을 낮췄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동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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