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형이 소화기암이면 동생은 더 조심해야…발병위험 2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소화기암 환자 711명 분석결과…"형제자매 발병 나이보다 5년 일찍 검진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소화기암을 앓는 환자의 형제자매가 소화기암에 걸릴 위험도는 이런 가족력이 없는 경우보다 2배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화기암은 위암과 대장암, 간암, 담도암, 췌장암 등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국내 전체 암 환자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발생이 잦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윤정 교수팀은 2015년 1월∼2016년 7월 사이 국내 16개 대학병원의 18세 이상 소화기암 환자 711명(평균나이 65세)과 건강한 대조군 849명(평균나이 53세)을 대상으로 가족력이 소화기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연합뉴스

암검사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연구팀은 설문지를 통해 개인 병력, 생활습관, 소화기암 가족력 등을 수집했다.

이 결과 소화기암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가족력이 없는 사람보다 소화기암을 더 어린 나이에 진단받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50세 이전에 소화기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형제자매 역시 50세가 되기 전에 소화기암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소화기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적인 요인으로 ▲ 형제자매의 소화기암 병력(1.97배) ▲ 남성(2.27배) ▲ 흡연(1.57배) ▲ 나이(1.06배) 등을 꼽았다.

50세 미만에 소화기암으로 진단받은 환자그룹(62명)에서는 부모와의 연관성도 관찰됐다. 이 경우 부모의 소화기암 발생률은 25.8%로 50세 미만 대조군의 13.3%보다 훨씬 높았다. 부모가 소화기암으로 투병했다면, 그 자녀는 비교적 젊은 나이인 50세 이전에 같은 암이 발병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가족끼리 식생활습관이 비슷하고, 가족 간에 돌연변이 등의 유전적 감수성이 공유되는 점 등이 소화기암의 가족력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중에서도 50세 이전에 소화기암 발생하는 사람은 환경적 요인이나 노화보다 유전적 소인과 더욱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미국암협회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해 60세 전에 대장암으로 진단받은 부모, 형제, 자녀가 있는 경우 일반인보다 대장암 검사를 10년 더 일찍 시작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임윤정 교수는 "가족 구성원은 유전적 결함뿐만 아니라 식이, 흡연, 음주, 습관과 같은 유사한 환경적 요인도 공유한다"면서 "만약 형제자매나 부모 중에 소화기암 병력을 가진 사례가 있다면 이들 환자가 암 진단을 받은 나이보다 5년 정도 일찍 정밀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소화기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bi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