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암 환자 711명 분석결과…"형제자매 발병 나이보다 5년 일찍 검진해야"
소화기암은 위암과 대장암, 간암, 담도암, 췌장암 등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국내 전체 암 환자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발생이 잦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윤정 교수팀은 2015년 1월∼2016년 7월 사이 국내 16개 대학병원의 18세 이상 소화기암 환자 711명(평균나이 65세)과 건강한 대조군 849명(평균나이 53세)을 대상으로 가족력이 소화기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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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검사 |
연구팀은 설문지를 통해 개인 병력, 생활습관, 소화기암 가족력 등을 수집했다.
이 결과 소화기암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가족력이 없는 사람보다 소화기암을 더 어린 나이에 진단받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50세 이전에 소화기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형제자매 역시 50세가 되기 전에 소화기암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소화기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적인 요인으로 ▲ 형제자매의 소화기암 병력(1.97배) ▲ 남성(2.27배) ▲ 흡연(1.57배) ▲ 나이(1.06배) 등을 꼽았다.
50세 미만에 소화기암으로 진단받은 환자그룹(62명)에서는 부모와의 연관성도 관찰됐다. 이 경우 부모의 소화기암 발생률은 25.8%로 50세 미만 대조군의 13.3%보다 훨씬 높았다. 부모가 소화기암으로 투병했다면, 그 자녀는 비교적 젊은 나이인 50세 이전에 같은 암이 발병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가족끼리 식생활습관이 비슷하고, 가족 간에 돌연변이 등의 유전적 감수성이 공유되는 점 등이 소화기암의 가족력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중에서도 50세 이전에 소화기암 발생하는 사람은 환경적 요인이나 노화보다 유전적 소인과 더욱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미국암협회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해 60세 전에 대장암으로 진단받은 부모, 형제, 자녀가 있는 경우 일반인보다 대장암 검사를 10년 더 일찍 시작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임윤정 교수는 "가족 구성원은 유전적 결함뿐만 아니라 식이, 흡연, 음주, 습관과 같은 유사한 환경적 요인도 공유한다"면서 "만약 형제자매나 부모 중에 소화기암 병력을 가진 사례가 있다면 이들 환자가 암 진단을 받은 나이보다 5년 정도 일찍 정밀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소화기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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