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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北 경제 대표 만난 재계 총수들, 평화 구축에는 동질감·경협 구체적 논의는 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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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재용(왼쪽 두번째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회장, 최태원 SK회장이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참석해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 지난 18일 제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나 남북 평화 합의를 이끌어내는 동안 특별수행원으로 참가한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총수와 북측 주요 경제인들과의 만남이 또 다른 화제가 되고 있다.

대기업 총수들이 평양에서 따로 북한 경제개발 실무책임자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 경제인들은 투자와 개발 등 구체적인 경제 협력 제안보다는 친목 위주의 덕담을 나누며 남북 경제 현안을 비롯해 향후 경제발전 계획 및 관계 개선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오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포함한 17명의 경제인은 이날 평양시 인민문화 궁전에서 이용남 북한 경제담당 부총리 등을 만나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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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이 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해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용남 북한 경제담당 부총리는 베이징외국어대학 출신으로 1960년생이다. 그는 2001년 무역성(현재의 대외경제성) 부상을 거쳐 2008년 48세 나이로 장관급인 무역상에 올라 최연소 상(장관)이 됐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부터 대외 경협 분야에서 거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냈다.

이 부총리는 “오늘 이렇게 처음 뵙지만 다 같은 경제인이고, 통일을 위한 또 평화 번영을 위한 지점이 같아 마치 구면인 것 같다. 정말 반갑다”면서 남측 경제 인사들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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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평양 만경대 학생소년궁전 학생들의 환영을 받으며 공연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삼성 총수로 북한을 처음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평양역 건너편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쓰여있었다. 삼성의 기본 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이다”라면서 “세계 어디를 다녀봐도 한글로 그렇게 쓰여 있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이게 한민족이구나’라고 느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더 많이 알고 신뢰관계를 쌓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2007년 이후 11년 만에 다시 방북하게 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평양의) 건물도 많이 높아졌지만 나무들도 많이 자라난 것 같고, 상당히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남북 관계가 발전하고 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돼 남북관계가 빨리 발전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2000년대부터 그룹의 대북사업을 주도해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남북 관계가 안 좋으면 늘 마음이 아팠다. 빨리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 부총리는 “현정은 회장 일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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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회장이 공군 1호기에 탑승해 나란히 앉아 대화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양국의 경제 협력에 관한 대화는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다만 남북한 철도 연결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관심을 보이며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철도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만드는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운을 뗐다. 이에 이 부총리는 “우리 북남 관계 중에서 철도 협력이 제일 중요하고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1년에 몇 번씩 와야 할 거다”라고 말했다.

방북 둘째 날인 19일에는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등 경제 인사들이 황해북도 송림시 석탄리에 위치한 조선인민군 112호 양묘장을 방문했다. 이곳은 김정은 위원장의 재건 지시로 2016년 5월 준공돼 대량의 묘목을 양성하는 곳으로 활용되고 있다.

산림산업은 유엔의 대북 경제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분야로, 북한이 사업 협력 요청을 위해 양묘장을 우리 측 경제인들의 첫번째 현장 방문 장소로 선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후 경제인들은 평양 시내 소학교 및 학령 전 교육을 담당하는 평양교원대학을 방문해 북한의 교육수준과 교원 양성 체계 등을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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