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욱해서' 폭발하는 앵그리 올드]⑤전문가 "네트워크 회복, 고립감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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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는 노인들, 이른바 '앵그리 올드' 문제는 고령화 시대의 단면으로 해석된다. 노인 범죄를 상시적 현상으로 인정하고 체계적 관리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노인들이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네트워킹을 활성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2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753만3784명으로 전체 인구(5180만6977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5%에 달한다. 지난해 14%를 돌파한데 이어 계속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UN(국제연합)에서는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4%를 넘으면 '고령사회'로 본다.
이 때문에 늘어나는 노인 범죄는 인구통계학적 관점에 따라 대응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노인 범죄가 늘어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점차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현상으로 보고 대비를 해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노인들의 정신과 건강을 뒷받침해줄 만한 시스템이 많이 개발돼 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들의 구조적 빈곤이 심하고 노동시장에서도 조건이 열악하다"며 "사회적 시선이 '에이지즘'(연령차별주의)으로 향하다 보면 노인들이 사회에 불만을 품고 결국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 범죄 해결책으로는 우선 사회·경제적 지위(SES) 회복이 강조된다. 실제 2016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용률은 30.7%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2위지만 절대적 빈곤율은 51.1%에 이른다. 노인 일자리의 질이 떨어지고 노인들을 위한 사회보장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공 교수는 "청년 실업이 심각한 만큼 고령 인구의 일자리 문제도 심각한 상태"라며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아지면서 오는 분노나 스트레스가 결국 범죄로 이어지기 때문에 노인들의 지위를 회복해주기 위한 대책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경제적 빈곤이 노인 범죄의 기본적 원인이기 때문에 관련 복지제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범죄의 심리적 요인으로 꼽히는 고독감이나 고립감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학연·혈연·지연 등 공동체로 이뤄진 사회에서 생활해 온 노인들이 인간관계 단절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박창제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노인들에게는 스포츠, 종교 활동처럼 다른 이웃·연령대와 연결될 수단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복지관이나 문화시설을 더 만들어서 노인들이 이웃들과 서로 어려움을 토로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희명 남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경로당은 노인들끼리만 모여 쉬는 물리적 공간에 불과하다"며 "젊은이들도 와서 노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공간과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되는 허브형 경로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방 교수는 "노인들이 평상시 분노나 우울감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정서적 접근도 필요하다"며 "복지센터나 문화놀이시설을 제공하고 여기에서 자연스럽게 심리 상담을 받고 음악·미술치료를 놀이처럼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canelo@, 손소원 인턴기자 , 원은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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