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서울 강북구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시민과 동고동락 성과보고회에서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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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동에서 한 달 동안 살면서 가장 크게 고민한 것이 강남·북 격차 해소입니다. 재산 격차도 크지만 강남에 살면 더 오래 살고 강북에 살면 덜 오래 사는 현상은 용납하기 힘듭니다. 교육 환경도 차이가 커 부와 생활수준이 아들과 딸에게 이어지는 대물림을 이제는 그냥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약 한 달 간 강북구 삼양동옥탑방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강남·북 균형발전을 이끌어내고, '99대 1'사회 문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 인프라 등에 강북 우선 투자전략을 실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서울 예산을 비(非) 강남권 위주로 우선 투입하겠다는 '재정투자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주민들을 초청해 '시민 동고동락 성과 보고회'를 갖고 교통, 도시계획, 주거 등에 대한 집중 투자로 낙후된 강북지역의 생활기반시설을 대폭 확충하는 등 강북 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1조원 규모 '균형발전특별회계'를 조성키로 했다.
우선, 민자사업자 선정 난항으로 지지부진한 면목선, 우이신설연장선, 목동선, 난곡선 등 4개 노선 비(非) 강남권 도시철도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2022년 이전 조기 착공한다. 어르신 등 보행약자가 오르막이나구릉지대를 쉽게 다닐 수 있도록 미아동 오패산 인근에 경사형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등 새로운 유형의 교통수단 도입을 검토한다.
강북을 청년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저층 주거지의 72%를 차지하는 노후주택과 인근의 낙후된 주거환경도 정비‧재생하고, 장기 방치된 빈집을 매입해 청년 중심 창업공간, 청년주택,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빈집 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2022년까지 총 1000호를 매입해 청년‧신혼주택 40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전통시장과 소상점가를 포괄 지원하는 '생활상권 프로젝트'도 본격 가동하는 한편 '2030 서울생활권계획'과 연계해 상업지역 지정을 비 강남권 상위주로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강남은 1970년대 정부가 지역발전의 중요 축인 교통 인프라(지하철 2호선, 테헤란로‧영동대로‧강남대로‧올림픽대로 등)를 대거 확충하고 상업지역 집중배분, 아파트 대량 공급, 명문고 및 주요 공공기관(법원‧검찰청 등) 이전 등 집중된 지원을 통해 경제 중심지로 성장했다. 반면, 강북지역은 택지개발 제한, 상업시설의 신규설치 불허 등 개발이 억제돼 상대적으로 낙후됐다. 박 시장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서울연구원, 인재개발원 등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도 강북으로 이전한다. 시립 어린이전문병원·시립 어린이도서관 등을 강북권에 대거 신설한다. 아동‧청소년 예술교육 전용공간인 권역별 ‘예술교육센터’를 비 강남권에 2022년까지 총 11개소를 조성하고 핀란드식 예술 교육도 실시한다. 신규 돌봄시설의 90% 이상을 비 강남권에 집중할 계획이다.
도서관과 교육환경도 대폭 개선해 2022년까지 비 강남권에 총 20개 구립도서관을 확충한다. 비 강남권 학교의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학과 연계해 다양한 맞춤형 교육‧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현재 강남북 격차는 과거 70년대에 이뤄졌던 도시계획 정책배려, 교통체계 구축, 학군제 시행, 대량주택공급 등 강남집중 개발에 기인한 것"이라며 "강북 우선투자라는 균형발전정책 패러다임 대전환을 통해 내실 있는 변화, 주민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경환 기자 kenn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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