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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대구 불법 증축물 방치 이행강제금 체납액 21억 원…안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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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최근 3년간 대구 지역에서 이행강제금 부과에도 계속해서 불법 증축물 등을 방치하고 있는 건수가 15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납액도 21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행정청의 이행강제금 부과에도 계속해서 불법 건축물을 방치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살펴봤다.

수십년간 체납한 경우도…비주거용 건물에서 체납액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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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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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기관은 불법 증축을 하거나 용도 외로 사용해 건축법을 위반한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해 시정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주민의 민원을 접수해 불법 건축물을 적발하는 경우도 있고, 대구시에서 1년에 한번씩 항공 관측을 통해 작년과 달라진 건물이 발견되면 각 구·군에 통보해 적발하기도 한다.

지난 2013년 대구 남구는 한 빌라에서 베란다를 무단 증축해 사용하고 있는 것을 적발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이 빌라는 지금까지 1600여만 원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체납하며 무단 증축한 베란다를 철거하지 않고 있다.

6일 대구 각 구·군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남구의 사례처럼 건축법 위반으로 적발당해 이행강제금을 부과 받았지만 체납한 건수는 총 1573건, 체납액은 21억 4천여만 원에 달한다.

구·군별로 살펴보면 중구 429건(4억 7909만 6천원), 북구 387건(4억 937만 3천원), 수성구 257건(2억 2773만 5천원), 동구 201건(1억 8239만 8천원), 달성군 176건(6억 2983만 1천원), 서구 59건(5천 125만 9천원), 남구 29건(4천 303만 3360원), 달서구 30건(1억 1313만 2200원), 군위군 5건(595만 7350원) 등이다.

이행강제금 부과 건수와 체납액은 주거용 건물보다 비주거용 건물에서 더 많았다. 체납액이 가장 컸던 달성군의 경우 상업용 건물에 대한 이행강제금 체납액은 4억 7천여만 원으로 주거용 건물 이행강제금 체납액인 약 7천만 원보다 6.7배 더 많았다.

다른 지역도 비주거용 이행강제금 체납액이 주거용보다 3~5배가량 더 많았고, 가장 차이가 컸던 중구의 경우 약 30배 차이가 났다.

수십년간 불법 증축물을 방치한 채 이행강제금을 체납한 사례도 있었다.

중구의 한 비주거용 건물은 2003년 무단 증축이 적발된 이후 지금까지 수십번 이행강제금을 부과 받았지만 약 9천만 원을 내지 않고 버티고 있다.

방치하는 게 더 이득…행정 조치 현실적으로 어려워

각 구·군의 건축과 관계자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불법 증축물이 방치되고 있다고 봤다.

먼저 불법 증축물을 방치하는 게 이행강제금을 납부하는 것보다 더 이득이기 때문.

2009년 철 파이프를 이용해 영업장을 무단 증축한 것이 적발된 대구 남구의 한 식당은 지금까지 1559만 4천여 원의 이행강제금을 납부하고 대신 불법 증축물을 철거하지 않고 있다. 이행강제금을 내는 대신 문제를 시정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남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상업용이나 주거복합 건물은 임대료로 이행강제금을 충당하곤 한다. 원상복구 하는 게 돈이 더 들어서 시정조치를 안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행강제금은 건물이나 가격의 시세를 반영해 책정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 건물이나 토지 가격이 하락하면 징수하는 이행강제금 금액도 줄어든다. 건물주는 버틸수록 이득이라는 계산을 할 수밖에 없다.

또 이행강제금을 체납하더라도 재산에 대한 압류 조치만 이뤄질 뿐 대집행(강제집행)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불법증축물 존치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방치할 경우 제2의 이태원 참사 원인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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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한 서울 이태원 현장.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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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관계 공무원들은 불법증축물이 방치될 경우 안전상의 문제가 생긴다고 입을 모았다.

북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같은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태원도 원래 더 넓은 도로여야 하는데 호텔 등의 무단 증축으로 좁아진 길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 조사 결과 사고가 난 골목의 폭은 가장 좁게는 3.199m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골목에서 인파에 깔려 발생한 압력은 최대 560kg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골목에 있던 클럽과 호텔 등에서 불법 건축물을 증축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계자들이 건축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중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이행강제금 부과에도 여전히 불법 건축물이 방치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실효성 있게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법 건축물 적발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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