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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폭염 속 최악 실적 기록한 한국전력…목표가 줄줄이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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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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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전력 사용량이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한국전력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유가, 환율 상승 등 원료가격 상승으로 어느정도 예측됐던 부진이었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적자 폭이 컸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하고 나섰다.

14일 한국전력은 전일대비 800원(2.57%) 떨어진 3만350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사흘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고, 이날은 기관까지 가세해 67만주 가량의 매물을 쏟아냈다. 한국전력 주가는 유례없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약세를 나타내 지난해 말(3만8150원) 대비 26% 하락했다.

한국전력의 주가 약세는 부진한 실적에 기인한다. 이날 한국전력은 2분기 영업적자 687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8465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감소 폭은 1조5000억원에 달하고, 증권업계 추정치(5815억원 적자)보다도 손실 폭이 더 컸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9186억원에 달해 업계 예상치(-7569억원)를 하회했다. 폭염 때문에 매출은 3.2% 증가한 13조3371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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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사용량이 최대치를 찍었음에도 한국전력 실적이 부진한 배경은 명확하다. 원료 투입 단가가 높아서다. 유가와 석탄가격 등 원가는 올랐지만, 전기요금은 그대로인 탓에 전력 수요 증가가 고스란히 한국전력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분기 발전연료비는 약 27% 상승한 4조3000억원, 구입전력비는 33% 증가한 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원화 약세까지 겹쳐지면서 비용이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실적이 더욱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일단 3분기에는 한시적 누진제 완화로 인해 매출 3000억여원 감소가 예정돼 있다. 원전, 석탄발전 가동률은 상승하겠지만, 유가. 석탄가격 상승, 원화 약세 등이 반영되면서 당분간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신규 원전인 신고리 4호기, 신한울 1·2호기 가동일정이 불투명한 것도 투심을 악화시킨다.

이에 증권사들은 일제히 실적 전망치를 수정하며 목표주가를 낮췄다. 이날 보고서를 낸 증권사 9곳 중 절반 이상인 5곳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특히 KB증권은 한국전력의 3분기 영업이익을 업계에서 가장 낮은 9000억원으로 제시, 전년 동기 대비 약 68%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도 6410억원으로 종전(1조3650억원) 대비 절반가량 낮췄다.

업계는 한국전력 주가 반등의 계기를 전기요금 인상, PBR(주가순자산배율) 0.28배인 역사적 저점 수준의 주가에서 찾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요금 정상화 의지와 방법이 구체화돼야 할 것"이라며 "에너지 전환정책으로 투입비용이 상승하는데 요금인상이 동반되지 않으면서 한전 정상화 가능성이 더욱 하락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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