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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전원 꺼지는게 두렵다"는 로봇에게 인간은 동정심을 느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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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만약 아주 작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원을 끄지 말아 달라고 간청한다면 사람들은 동정심을 보일까?

진짜 사람이 인간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로봇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조사하기 위한 실험에서 대부분 참가자는 전원을 끄는 것을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로봇의 전원을 내리지 못했거나 끄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14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한 독일 연구진은 이 실험의 결과를 과학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공개했다.

89명의 참가자는 로봇의 상호작용을 개선하기 위한 실험으로 알고 참여했다. 이들은 매주 일정표를 작성하고 "피자 아니면 파스타를 좋아하세요"와 같은 질문에 답했다.

하지만 이 실험의 진짜 목적은 상호작용 과정이 끝난 후 그들에게 로봇의 전원을 꺼달라고 요청했을 때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다.

'나오'라는 이름의 이 로봇은 참가자 절반에게 "제발 저를 끄지 말아달라. 다시 켜지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그의 간청이 사람들의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기 위해 나머지 절반에게는 별다른 요청을 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 로봇의 호소를 들은 사람 43명 중 13명은 전원을 끄지 않았다. 일부 자비로운 참가자들은 나오와 그가 느끼는 공포에 대해 연민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외에 다른 참가자들은 로봇의 간청에도 전원을 껐지만, 로봇의 말을 듣지 않은 참가자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주저하면서 평균 두 배 이상 시간이 걸렸다.

이 연구는 사람이 전자 매체를 살아있는 존재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존 연구를 토대로 작성됐다.

이전 한 실험에서 연구원들은 실험 대상자들이 그들 자신의 보완적 성격 특성을 가진 로봇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다른 연구에서도 사람들은 그들의 지각에 편견을 갖게 함으로써 로봇에 성적 고정관념을 적용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연구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말할 때 사용하는 것과 같은 사회적 기준을 적용해 TV, 컴퓨터 등 인간이 아닌 물체와 소통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사람들은 나오의 요청을 자율적 신호로 이해했다"면서 "이에 따라 로봇을 인간과 같은 특성을 가진 독립체로 인식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실험은 감정과 욕망 표현함으로써 로봇을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대하는 참가자들의 의향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홍성환 기자 kakahong@ajunews.com

홍성환 kakaho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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