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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혁신스타트업 in 홍릉] 두뇌싱긋연구소 “게임으로 노년층에게 즐거운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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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차주경 기자] 게임이 발휘하는 긍정 효과는 아주 많다. 먼저 혼자 해도, 여러 명이 함께 해도 재미있다. 게임에 따라서는 즐기는 사람의 순발력과 사고력, 기억력 등을 더 좋게 만드는 효과도 발휘한다. 여러 번 반복하면 이들 장점은 더욱 선명해진다. 그래서 게임으로 사람의 사고력과 기억력 감퇴 속도를 줄이는 연구도 시작됐다. 홍릉강소특구의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 두뇌싱긋연구소의 사업 부문도 이것이다.

김창환 두뇌싱긋연구소 대표는 영유아 교육용 앱 개발자였다. 나아가 이들 앱의 장점을 활용, 노년층에게 재미와 도움을 줄 게임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노년층이 부담 없이 재미있게 즐길 게임, 즐기면서 자연스레 순발력과 사고력과 기억력을 발휘하도록 유도하는 게임을 고안한다. 이 게임을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면 건전하고 건강한 모임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계산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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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환 두뇌싱긋연구소 대표 / 출처=두뇌싱긋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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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싱긋연구소는 아이디어를 토대로 노년층이 즐기는 게임 여러 개를 만들었다. 이 가운데 대표로 꼽을 만한 것이 ‘전국두뇌자랑’이다. 이름처럼 인기 TV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을 본따 만든 게임이다. 즐기기도 쉽다. 두뇌싱긋연구소가 특허를 출원해 만든 게임 콘트롤러, 기기와 화면을 서로 연결하고 게임을 실행하면 된다.

사용자는 게임 콘트롤러에 배치된 버튼 세 개를 조작해 과녁 맞추기와 자동차 경주, 같은 색 깃발 올리기 등 캐주얼 게임을 즐긴다. 단어나 숫자 연산 퀴즈 게임도 있는데, 이 역시 버튼 세 개를 사용해서 답안을 고른다.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게임을 즐기는데, 도시에 따라 게임의 유형과 난이도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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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싱긋연구소 전국두뇌자랑을 즐기도록 준비한 모습 / 출처=두뇌싱긋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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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두뇌자랑에 있는 게임은 현재 45개나 된다. 모두 노년층이 곧바로, 재미있게 즐기도록 고안한 것들이다. 자동차 경주는 순발력, 퀴즈는 기억력과 사고력을 각각 자극한다. 노년층은 이들 게임을 즐기면서 재미를 느끼고 인지 능력을 쓴다. 그러면 자연스레 인지 능력이 약화되는 것을 완화할 것이다. 게임 자체가 즐거움을 주니, 심신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역할도 할 것이다.

김창환 대표는 전국두뇌자랑을 만들고 우리나라 곳곳의 요양원과 노인복지관, 치매안심센터 등 50여 곳에 제공했다. 두뇌싱긋연구소의 게임을 접한 노년층은 처음에는 어색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금방 적응해 재미있게 즐긴다. 주변 사람들도 다가와서 어깨를 들썩이며 함께 게임을 즐긴다.

인기를 모은 덕분에 두뇌싱긋연구소는 지난해, 서울 시니어 스마트페스타에서 전국두뇌자랑 게임 대회까지 열었다. 이 대회에는 서울특별시 복지관에 다니는 노년층이 약 3000명이나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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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싱긋연구소 전국두뇌자랑의 게임들 / 출처=두뇌싱긋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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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싱긋연구소는 전국두뇌자랑 고유의 효용을 강화했다. 이전에도 인지 능력 강화 게임은 있었으나, 콘텐츠의 개수가 적고 재미를 많이 주지 못하는 약점이 있었다. 그래서 반복해서, 꾸준히 즐기기 어려웠고 훈련 효과도 좋지 않았다. 김창환 대표는 이 약점을 보완했다. 먼저 전국두뇌자랑의 아이콘, 배경 등 주요 요소들을 글이 아닌 그림 혹은 사진으로 만들었다. 노년층에 특화된 사용자 경험과 입력 구조도 개발했다. 퀴즈 문제는 액셀로 관리, 손쉽게 추가하고 삭제하도록 고안해 콘텐츠 부족 문제도 해결했다. 조금씩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며 즐거움을 더하도록 난이도도 1단계에서 10단계로 정밀하게 조절했다.

나아가 이들은 전국두뇌자랑을 즐기는 노년층의 기본 정보, 게임을 즐긴 시간과 반응 시간 등 여러 정보를 모아 데이터로 만들었다. 이 데이터에는 노년층 사용자의 지남력과 수리력, 기억력과 집행 능력, 어휘력과 주의력의 변화가 담긴다. 그러면 훈련 성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사용자의 지적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혹시 치매로 접어드는 것은 아닌지 가늠할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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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싱긋연구소 전국두뇌자랑의 게임들 / 출처=두뇌싱긋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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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환 대표는 이 데이터를 노년층 사용자의 자녀에게 보내는 한편, 빅데이터화해 노년층의 나이와 성별별 데이터로 만들었다. 치매 예방과 완화에 도움이 될 정보로 가공한 셈이다. 치매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관리해서 미연에 방지하고, 치매가 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좋다. 두뇌싱긋연구소는 이 빅데이터를 활용, 개인별 맞춤형 훈련에 적용해 참가자의 인지 능력을 유지하도록 도우려 한다.

실제로 이들은 인공지능 분석으로 노년층 개인 맞춤형 훈련을 고안, 사용자들의 인지 능력을 평가하는 특허도 취득했다. 치매 선별 검사로 잘 알려진 MMSE 검사를 공인기관에 의뢰해서 전국두뇌자랑의 사용성과 유용성도 확인했다. 비대면 환경에 대응할 목적으로 전국두뇌자랑의 온라인 버전인 전국두뇌배틀의 연구 개발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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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니어 스마트페스타 전국두뇌자랑 게임 대회 현장 / 출처=두뇌싱긋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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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이 추억을 이끌어내면서 두뇌 활동을 활성화하도록 돕는 게임 ‘브레인두들’도 이들이 만든 성과다. 김창환 대표가 활동한 부문, 영유아 프로그램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만든 게임이다. 노년층 사용자의 과거와 연관된 지역, 명소, 음식 등 콘텐츠 동영상을 재생해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이어 이 동영상의 내용을 토대로 인지력 향상 퀴즈를 낸다. 그러면 노년층은 게임을 즐기면서 과거를 회상하고 기억력도 확인한다.

김창환 대표는 이들 게임을 만든 2017년부터 전국을 누비며 전파하고 보급한다. 그 때마다 강조한 것이 노인을 위한 콘텐츠는 기존의 것과 달라야 한다는 점이다. 그의 옛 연구 대상, 영유아들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콘텐츠를 접하고 배우고 체득한다. 반면, 노년층은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저 이것들을 잊어버리거나 떠올리기 어려워하는 것이다. 두뇌싱긋연구소의 콘텐츠는 노년층이 이미 알고 있었던, 지금은 잊어버린 것들을 떠올리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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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니어 스마트페스타 전국두뇌자랑 게임 대회 현장 / 출처=두뇌싱긋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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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이들이 강조하는 것은 노년층의 자존심을 살리는 것이다. 두뇌싱긋연구소의 게임을 즐기면서 노년층은 자신감을 얻는다. 나이가 비슷한 이들과 돕고 경쟁하며 활력을 얻는다. 집에서 아무도 만나지 않던 노년층이 두뇌싱긋연구소의 게임을 즐기러 밖으로 나온다. 자신감을 얻는다. 이 자체가 치매를 완화한다고 김창환 대표는 말한다. 치매를 앓는 탓에 말 한 마디도 못 하던 할머니가 전국두뇌자랑을 한 번 즐긴 후, 더 하고 싶다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지를 잡았을 때의 느낌을 결코 잊지 못한다는 경험과 함께다.

김창환 대표의 목표에 공감한 홍릉강소특구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클러스터 결성 초기에 가입한 후, 두뇌싱긋연구소는 IR 자료 작성과 발표 이론, 언론 홍보와 협업 매칭 등 다양한 성장 프로그램을 지원 받았다. 이원을 토대로 두뇌싱긋연구소는 도전 과제를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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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개발중인 두뇌싱긋연구소 임직원 / 출처=두뇌싱긋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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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환 대표의 가장 큰 고민은 수익화다. 이들은 노인 복지 기관에 월정액 렌탈 혹은 판매 형태로 자사 게임을 공급한다. 개인으로의 공급은 아직은 고려하지 않는다. 여러 명이 함께 즐기거나 주변에 응원하는 사람이 있어야 효과가 극대화되는 까닭이다. 그래서 우선은 노인복지시설, 나아가 병원이나 요양원 등으로 공급 범위를 넓힌다.

그러려면 이들의 게임이 정말 인지능력 강화 효과가 있는지 증명해야 많다. 임상을 포함해서 객관 데이터를 얻을 실험을 거듭해야 한다. 이것을 진행할 자금과 함께 할 네트워크를 마련하는 것도 김창환 대표의 고민이다.

그는 두뇌싱긋연구소의 게임을 즐기면 바로 효과를 볼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앞서 서울 시니어 스마트페스타에서 연 게임 대회 참가자들의 증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들은 처음에는 게임을 거의 즐기지 못했으나, 두 달쯤 연습해서 젊은 소비자 못지 않은 실력을 발휘하며 본인의 인지력이 많이 나아진 것을 느꼈다고 한다. 이런 긍정 영향력을 확대하고 고민을 해결할 목적으로, 김창환 대표는 두뇌게임지도사 민간 자격증을 만들고 강좌를 운영할 계획이다. 노년층이 두뇌싱긋연구소의 게임을 즐겁게 즐기고 두뇌 훈련을 제대로 하도록 도울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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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니어 스마트페스타 전국두뇌자랑 게임 대회 현장 / 출처=두뇌싱긋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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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시니어 e스포츠 협회 구성을 포함해 더 많은 노년층이 게임으로 재미와 두뇌 훈련을 즐기도록 도울 방안을 만든다. 전국두뇌자랑 게임 대회를 구나 군 단위 소규모로 열고, 이 성과를 토대로 더 큰 지자체에서 열 방안을 찾는다. 여기에 힘을 실을 곳이 시니어 e스포츠 협회다. 민간 자격증과 대회를 토대로 더 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이 데이터로 게임의 효용을 증명하고 보급하려는 계획이다. 김창환 대표는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스케일업과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룰 것으로 믿는다.

김창환 대표는 “우리가 만든 게임을 즐기면서 활짝 웃는 노년층을 보면, 주름살 너머로 이들이 소년 소녀였을 때의 모습이 언뜻 보인다. 그 동안 노력하며 힘들게 살아온 어르신들이 행복했던 옛 시절로 되돌아가도록 돕는다는 데에 보람을 느낀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만든 노년층이 즐겁고 건강한 삶을 살도록 돕는, 나아가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도록 돕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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