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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제1회 경향뮤지컬콩쿠르 열띤 경연…대상에 신혜연 “위키드의 엘파바 역할 꼭 맡아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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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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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선 뮤지컬 배우들이 정말 즐기는 것 같아 보였어요. 전구에 불이 켜지는 것처럼 ‘나도 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혜연양(18·한림예고3)은 중학교 3학년 때 학교에서 단체관람한 소극장 뮤지컬을 본 뒤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웠다. 노래방에서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의 메인 곡 ‘렛 잇 고(Let It Go)’ 연습부터 시작했다. 엉덩이 근육이 파열될 정도로 춤 연습에 몰두하기도 했다.

뮤지컬의 매력에 빠진 지 3년, 신양은 지난 12일 막을 내린 ‘제1회 경향뮤지컬콩쿠르’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196개 참가팀 중 첫손에 꼽혔다.

이번 콩쿠르는 전체 참가팀 중 40개 팀을 추려 12일 본선 경연을 열었다. 각자 뮤지컬 넘버(곡) 하나를 택해 무대를 꾸민 뒤, 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3개 팀)을 선정했다.

‘드림걸즈’ 중 에피 노래 선곡

“그녀와 내 아픔 견주며 소화”

지금 고3이라 너무 힘들지만

“원하는 일 향해 가는 데 위안”


신양은 본선 무대에서 <드림걸즈> 중 에피가 부르는 곡을 선보였다. ‘앤드 아이 엠 텔링 유 아임 낫 고잉(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 모두가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연인마저 떠나려 할 때, 그를 붙잡으려 부르는 노래다. 절절하고 뜨거운 감성과 함께 폭발적인 가창력이 요구되는 곡이다. “에피가 느꼈을 아픔과 제가 겪어봤던 아픔을 견줘보면서 배역에 다가가려고 노력했어요. 부르고 나면 너무 슬퍼서 가슴속에서 추가 ‘훅’ 하고 내려가는 기분이 들어요.”

뮤지컬 배우는 연기와 노래, 춤 중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주·조연 배우와 ‘앙상블’(코러스 배우들) 등 모든 출연자의 목소리와 움직임이 맞아떨어져야 하는 무대예술이기도 하다. 신양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면서 ‘합’을 맞춰가는 게 뮤지컬의 매력인 것 같다”고 했다.

본선 무대에선 원숙한 감정을 선보였지만, 신양은 스마트폰 배경화면에 저장한 배우 주지훈의 사진을 보며 얼굴을 붉히고 ‘입시 때문에 찌들어가고 있다’고 말하는 고3 학생이다. 힘이 들 땐 집 근처 놀이터에서 눈물을 쏟기도 한다.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일찍 발견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목표는 “초심을 잃지 않는 배우”다. 그에게 초심은 “스태프들을 포함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해주는 이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이다. 꼭 맡아보고 싶은 역할로는 <위키드>의 초록마녀 엘파바를 꼽았다. 시련을 견뎌내고 성장해가는 모습이 울림을 준다고 했다.

최우수상 선정된 이찬진

“다양한 역 소화하는 배우 꿈”


최우수상은 <더 라스트 키스> 중 ‘한 평범한 남자’를 부른 이찬진군(18·안양예고3)이 수상했다. 이군은 좋아하는 연기와 노래를 함께할 수 있다는 데 반해 뮤지컬에 빠져들었다. 뮤지컬을 볼 때마다 “뭔지 모를 벅참”을 느낀다고 했다. “앞으로 다양한 배역을 잘 소화해내는, 변화가 많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세 팀을 선정한 우수상은 안홍주(19·명지대1), 윤지우(16·경기예고1), 이가연(18·늘푸른고3)양에게 돌아갔다. 안양은 “동료들에게는 함께 무대에 서고픈 배우, 관객들에게는 대체불가능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가장 하고 싶은 역으로 <시카고>의 록시를 꼽은 윤양은 “노래와 춤, 연기 등 다양한 요소로 하나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뮤지컬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했다. 이양은 가장 존경하는 뮤지컬 배우로 정선아씨를 들면서 “저 역시 노래할 수 있는 범위를 늘리고 무대에서 가장 잘 뛰어놀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장 이유리 이사장

“뮤지컬계의 밝은 미래 확신”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유리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서울예술대학교 교수)은 “세계무대에도 한국 뮤지컬 배우들이 최고의 실력을 갖췄다고 인정받고 있는데, 콩쿠르 무대를 보면서 뮤지컬계의 미래가 더 밝아질 거란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뮤지컬은 음악을 중심으로 한 대중종합예술인 만큼 노래가 아닌 ‘노래연기’ 실력이 필요하다”며 “표현력과 무대 위에서의 자신감과 열정, 도전의식과 더불어 각자의 개성을 담은 창의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올해 신설된 경향뮤지컬콩쿠르는 경향신문사가 주최하고 스포츠경향이 주관했다. 단국대·서경대·세종대·한국뮤지컬협회·PL엔터테인먼트·(주)아츠온이 후원했다. 대상 500만원, 최우수상 200만원, 우수상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본선 무대에 오른 참가팀에도 각각 장려상 상장이 수여됐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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