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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실종 소방관 결국 주검으로…“급류 초래 신곡보 철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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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해마다 안전사고로 인명 피해 일어나

환경연합 “시민 안전 위해 조속히 철거”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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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의 수질 악화와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꼽히는 한강 신곡수중보가 시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12일 보에 걸린 보트를 구조하러 현장에 출동한 119구조대원 2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진 것이다. 환경단체는 해마다 반복되는 신곡보 주변 인명 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신곡보를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13일 논평을 내어 “그동안 환경 문제로 신곡수중보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이번 소방관 인명 사고를 보면, 신곡수중보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하루 속히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신곡수중보는 구조물의 특성상 강물이 고정보 위로 얕게 흘러넘어가 고정보 너머의 물살 세기를 판단하기 어렵고, 밀물과 썰물에 따라 위험도도 달라진다”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실제로 신곡수중보 인근에서 해마다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8월 민간 보트가 신곡보 부근에서 전복돼 4명이 물에 빠졌다가 구조됐고, 2016년 7월에도 보트가 신곡보와 충돌해 2명이 강물에 빠졌다 구조됐다. 2015년 7월에는 요트가 신곡보와 충돌해 2명이 구조됐고, 2014년 7월과 2013년 8월에도 보트가 급류에 휩쓸뒤 각각 3명, 2명이 구조된 일이 있었다.

하지만 <한겨레>가 확인해보니 경기도 재난안전본부는 신곡보 인근에서 일어난 과거 사고에 대해 집계조차하지 않고 있었다. 안숙희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인위적으로 가둬둔 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사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신곡보 철거를 검토할 때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9일 신곡보를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오랫동안 논란이 돼온 신곡수중보와 관련해 지방선거 뒤 꾸려진 신곡수중보 정책위원회에서 가동보를 개방하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서울시도 가동보를 단계적으로 개방해 한강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곡수중보는 1988년 올림픽에 맞춰 유람선을 띄우기 위해 설치된 길이 1007m의 수중보로 그동안 한강의 수질 악화와 녹조 발생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환경운동연합은 2009년부터 신곡보를 철거해 수질을 개선하고 백사장을 되살려 한강을 자연 생태 하천으로 되살리자는 운동을 벌여왔다.

한편, 경기도 재난안전본부는 13일 오후 김포대교 인근 강물에서 전날 실종된 소방관 두 명으로 추정되는 주검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포소방서 수난구조대는 지난 12일 오후 “민간 보트가 신곡수중보에 걸려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그러나 구조대 보트가 뒤집히면서 두 명의 소방관이 실종됐다. 재난안전본부는 신곡수중보 인근의 물살이 빨라서 구조대원들이 보트와 함께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배명호 김포소방서장은 “사고 지점은 평상시 유속이 빠르고, 12일 사고 때도 물살이 셌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미향 이정하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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