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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연합시론]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또 한번의 대전환점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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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3차 정상회담을 '9월 안에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남북이 합의했다. 문 대통령의 가을 평양 방문은 4·27 판문점선언에 규정돼 있었지만, 시기와 장소를 둘러싼 여러 관측이 나왔다는 점에서 13일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큰 틀의 합의가 나온 점은 의미가 작지 않다.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천명한 지난 4월 첫 정상회담에 이어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또 한 번의 대전환점이 될 두 정상 간의 만남이 될 수 있기를 염원한다.

이번 정상회담 합의는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미국 간의 관계가 비핵화와 종전선언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기대만큼 진전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미국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의 첫 조치로 핵무기와 핵·미사일 시설의 목록 신고를 요구하고 있고, 북한은 체제안전 보장의 첫 조치로서 종전선언을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추진된 것도 현재의 정세를 돌파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고 북미관계 진전을 촉진해야 할 우리의 역할은 다시 커졌다.

이제부터 사실상 3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됐다. 앞으로 한 달 정도 시간은 남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내 정상회담은 통일부 장관도 가능성을 낮춰봤고, 내달 초에는 북한 정권수립일(9·9절)이 있어 그 이후에나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을 충분히 활용해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적극적인 외교를 펼쳐 나가야 한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북한을 설득하면서 핵시설 신고·검증 문제를 비롯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조율하고, 미국에는 연내 종전선언 문제에 전향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협의를 집중해 나가야 한다. 평화촉진 외교가 3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성과를 거둔다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말 유엔총회에 한자리에 모여 비핵화와 새로운 평화시대를 선언하는 장면을 상상하지 못할 것도 없다. 남북, 한미 간의 진지하고 집중적인 협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남북미 간에 어렵게 조성된 신뢰도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회담 종결회의에서 "북남 회담과 개별 접촉에서 제기한 문제들이 만약 해결되지 않는다면 예상치 않았던 그런 문제들이 탄생될 수 있고, 또 일정에 오른 모든 문제들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언급이 찜찜하다. 당초 '시기와 장소, 방북단의 규모' 등이 합의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청와대의 12일 언급과는 달리 구체적인 정상회담 일시도 확정되지 않았다. 행여 북한이 이런저런 조건을 내걸고 우리를 압박하기 위해 예정된 남북 간의 일정을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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