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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고용시장 악화로 소득불평등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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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임대업 늘고 음식점 증가폭 둔화
제조업·건설업 등 위기·인구구조 변화도 고용악화 영향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김민영 기자] 올 들어 소득불평등이 심화된 것은 급속도로 악화된 고용 상황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고용이 악화된 원인으로는 제조업과 건설업 등 주요 산업의 위기와 인구구조의 변화, 최저임금의 큰 폭 인상 등이 꼽힌다.

13일 정부와 한국노동연구원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평균 취업자수는 전년 동기 대비 14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36만명에 비해 절반도 되지 못하는 수치다. 올해 상반기 실업자는 114만명이며 실업률은 4.1%로 2013년 이후 실업자 규모와 실업률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지난해 8월부터 감소로 전환돼 올해 들어 빠르게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15~64세 사이의 취업자 수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 상반기를 제외하면 지난 10년간 최저치인 5000명 증가에 그쳤다. 연구원은 "취업활동이 활발한 65세 미만 인구의 감소는 우리나라 취업자 수 규모를 줄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 주요산업의 위축도 고용시장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2만3000명 감소했는데 최근 들어 상황이 더 나빠졌다. 조선과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위기로 인해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말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월 대비 1.3% 줄었다.

건설업 취업자도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만9000명, 2분기에는 1만6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고용창출 효과가 큰 건설업종이 타격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서비스업 취업자 역시 지난해 상반기 증가폭인 29만3000명에 크게 못 미치는 7만2000명 증가에 머물렀다.

올 들어 최저임금이 지난해 대비 16.4%나 인상된 것도 고용시장에 일부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 효과가 최대 8만4000명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업종도 양극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공인중개업소 개업은 부동산시장 호황과 함께 중개업소에 대한 기대수익이 크게 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이 덮친 소매 음식점업은 사업자 수가 소폭 늘거나 줄었다.

국세통계로 살펴본 주요 업태별 사업자 수 변화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사업자 수는 지난해 722만6000명에 달했으며 부동산 임대업, 소매업, 음식점업 순으로 사업자 수가 많았다. 특히 부동산 입대업 종사자 수는 169만3000명으로 전체 사업자 수의 23.4%를 차지했다. 이는 소매업(89만명ㆍ12.3%)과 음식점업(72만2000명ㆍ10.0%) 사업자 수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숫자다. 매년 부동산 임대업에 뛰어드는 신규 종사자 수 증가율도 9.6%에 달했다.

부동산 임대업 다음으로 사업자 수가 많은 업종은 소매업이었다. 소매업 사업자는 2016년 초부터 급격히 증가폭이 둔화돼 2015년 하반기 30만명 후반에서 올해 4월 1만5000명까지 줄었다. 특히 3년 이상 존속 사업자 수 증가폭이 크게 감소했다. 소매 관련 개업을 하고도 3년 이상 버티는 사업자 수가 줄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폐업사업자 수는 2016년 2만1000명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000명이 증가했다. 소매업에 도전하는 사람 수는 줄고 있는데 기존 사업을 접는 사업자 수는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는 음식점업에서도 감지된다. 창업 대표 업종인 음식점업에 진입하는 사업자 수가 줄고 있다. 지난해 음식점업의 사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음식점업 사업자 수가 거의 보합 수준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신규사업자 유입이 늘어서가 아니라 버티고 있는 기존 사업자 수가 많아서다. 오히려 지난해 신규 사업자 수는 7000명 줄었다. 반면 3년 이상 존속 사업자 수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0~6개월 미만 사업자가 2016년 4분기부터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세종=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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