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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단독]'골목상권 적폐' 다이소?…동네 문구점의 '집객 효과'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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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주변 점포 신용카드 매출액 분석
음식점·편의점 매출 증가 '낙수효과' 톡톡
신규 고객 늘면서 문구점·슈퍼마켓 '집객 효과' 확인
다이소, 中企 적합업종 자발적 편입·문구 묶음 판매
21일 유통학회 학술대회서 연구결과 발표
아시아경제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팀 '다이소 성장이 이해관계자에 미치는 영향' 연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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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골목상권 적폐'로 지목된 균일가 전문점 다이소가 오히려 고객을 유입하는 '집객효과'로 주변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이소는 문구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집단 반발로 조만간 문구류 낱개 판매가 불가능해지고 중소기업 적합업종에도 편입된다. 하지만 다이소 출점으로 인해 동네 문구점들의 '낙수 효과'가 데이터로 증명되면서 획일적 규제보다는 운명공동체로서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연구팀이 내놓은 A신용카드(시장점유율 20%) 데이터를 분석한 '다이소 성장이 이해관계자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다이소 직영점 4개 및 가맹점 33개 주변 점포에 대한 매출 분석 결과 다이소는 상품 종류의 다양성과 상품 가격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주변 상권의 집객 효과를 가져왔다.

특히 경쟁관계인 문구점의 매출액이 크게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점과 편의점의 매출액도 늘었다. 생활잡화의 경우 일부 점포에서 부정적인 효과가 미미하게 나타났지만, 다이소의 출점은 경쟁효과 보다는 집객효과가 높았다. 또 다이소와 동일한 상품군을 취급하는 주변 상권의 슈퍼마켓도 신규고객이 유입돼 긍정적인 효과가 컸다.

다이소의 전반적인 효과에 해당하는 직영점 4곳의 출점 전 후 1년간 기존의 주변 점포 매출액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문구점은 다이소의 긍정적인 효과(9.66)가 다이소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에 의한 부정적인 효과(-5.14)보다 컸다. 이에 전체 매출액 역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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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수는 "다이소가 출점할 경우 문구점, 생활잡화, 슈퍼마켓 모두 다이소로 인한 집객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슈퍼마켓의 경우 경쟁효과인 교차고객에서도 긍정적인 효과(2.00)를 보였고, 다이소 출점이 고객 유입과 동시에 주변 점포를 동시에 이용하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문 빈도 역시 높아져 기존 점포 고객의 구매에도 긍정적"이라고도 했다.

연구팀이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고객 130명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설문조사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응답자의 67.79%가 "집 주변에 다이소가 없다면 다른 지역의 다이소를 이용한다"고 답했고, 다이소 방문시 주변 점포를 동시에 이용하는 비율도 69.23%에 달했다. 연구팀은 "온라인 시장ㆍ다른 상권ㆍ교외형 상권과의 경쟁이 더 치열하고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결론은 상권내 고객이 유입되지 않으면 상권 전체가 침체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이소는 그동안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서울ㆍ경기 및 6개 광역시의 다이소 인근 210개 문구점을 조사한 결과, 여러 경쟁 채널 중 다이소가 문구 소매점의 매출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꼽은 탓이다. 이에 지난달 31일 다이소는 전국학용 문구협동조합과 초등학생용 학용 문구 18개 품목을 묶음 판매하기로 합의했고, 조만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도 편입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문구점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출생률 하락에 따른 아동 인구 감소와 학교에서 문구류를 일괄적으로 나눠주기 때문"이라며 "엉뚱한 원인 진단으로 애꿎은 소비자만 불편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이달 21일 한국유통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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