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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부산 버스전용차로 CCTV 납품비리 업자·공무원 무더기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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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버스전용차로 폐쇄회로(CC)TV 납품 비리 사건은 업자의 속임수와 담당공무원의 직무유기로 결론이 났다. 업자는 국산 CCTV 대신 값싼 중국산 CCTV를 납품하고 유지보수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공무원들은 현장점검이나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사기) 혐의로 CCTV 납품업체 대표 ㄱ씨(48)를 구속하고 ㄱ씨에게 정보통신기술자격을 대여한 혐의로 3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범죄수익은닉에 연루된 혐의로 ㄱ씨의 동생 ㄴ씨(44) 등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또 관련 ㄷ씨(58) 등 전현직 공무원 5명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ㄱ씨는 2016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부산 버스전용차로 단속용 CCTV 19대를 교체하고 중앙버스전용차로제(BRT) CCTV 5대를 새로 설치하면서 200만 화소짜리 국산 CCTV 대신 40만 화소짜리 중국산 저급 CCTV를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는 부산시와 계약하면서 CCTV 주요 부품을 교체하겠다고 해놓고 기존 부품을 그대로 썼으며 월 1회 이상 현장점검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특히 부산시청 중앙관제센터 컴퓨터에 몰래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해 자신의 사무실에서 CCTV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부산시에 제출한 정기점검 보고서는 같은 사진을 2∼3개월 단위로 복사해 붙여넣는 수법을 썼다.

이 같은 납품비리와 유지관리 태만으로 부산 버스전용차로 CCTV는 야간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위반 차량 번호를 제대로 찍지 못했다.

경찰은 ㄱ씨가 이런 범행으로 8억 4000여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가 시작되자 ㄱ씨는 범죄수익 몰수에 대비해 전 재산 25억 원을 현금화한 뒤 1㎏짜리 골드바 45개를 사들여 현금 1억 2000만 원과 함께 동생 ㄴ씨에게 전달했다. ㄴ씨는 골드바를 음식재료와 함께 섞어 냉장고와 화장실 천장 등에 숨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버스전용차로 고정형 CCTV 설치와 유지보수를 맡은 부산시청 전·현직 공무원 5명은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됐다. ㄱ씨가 저가 CCTV를 납품하고 현장점검과 유지보수를 엉터리로 했지만 공무원들은 이 같은 비리와 부정행위를 잡아내지 못했다. 한 공무원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ㄱ씨에게 전화를 걸어 범인도피 혐의도 받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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