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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기자의눈] 과연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인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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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아시아투데이 김인희 기자 = 고용노동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시급(時給) 8350원으로 확정하고 3일 고시했다. 경제계는 이에 대해 반발하며 재심의를 요구했지만 결국 재심의 없이 원안이 확정됐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이날 “경총·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연합회에서 제출한 이의 제기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심의·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없었다”면서 “(내년도 최저임금액 결정은) 최저임금위에 부여된 적법한 권한 내에서 독립성·중립성을 견지하면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이에 따라 경영계에 ‘이의 제기 이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이날 관보에 내년 적용 최저임금(시급 8350원, 월급 174만5150원) 고시를 게재했다.

물론 위 절차에 법적인 하자는 없다. 하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를 담보하는 정책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정책 결정의 법적인 정당성만을 따지고 ‘문제없음’이라고 판단한다면 이는 법의 권위에 기대는 독단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득을 보는 집단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대기업 집단의 노동조합원들이 대표적이다. 고용안정성이 보장되는 직장인데다가 급여를 받는 입장이니 더 강력하게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 노조로 보호받지 못하는 경제주체들은 사정이 다르다. 이미 작년에 큰 폭으로 최저임금이 인상된 영향으로 많은 아르바이트생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했다.

경제는 여러 주체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만들어내는 거대한 현상이다. 영세한 자영업자·소상공인·아르바이트생들도 모두 경제주체들이다. 다만 대기업 노조와는 다르게 이들은 비교적 소수이며 약자에 속한다. 약자의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약자들이 반발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 바로 그것이 정책의 방향성을 다시 검토해봐야 할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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