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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손발 오글거리는 대사 힘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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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서가 왜 그럴까’ 박서준

“장르영화 ‘사자’ 촬영 앞둬

로코 킹 이미지 걱정 안 해요”
한국일보

박서준은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유명그룹 부회장 이영준 역을 맡아 사랑 받았다. 어썸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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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박서준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심심하게 생겼고, 전형적인 미남형은 아니죠. 강한 인상이 아니라서 여러 역할을 감을 수 있는 외모가 아닐까 해요.” 어썸이엔티 제공

“눈부시지 않나? 나한테서 나오는 아우라~!” 지난달 26일 종방한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김비서)’에서 나르시시즘에 빠져 손발 오글거리는 대사를 어떻게 읊어댔나 싶다. 최근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박서준(31)은 허세 가득한 표정 대신 “인터뷰를 앞두고 대본을 싹 한번 읽어 보고 왔다”며 모범생 같은 자세를 취했다. 잘난 척 심하고 다소 이기적인 재벌그룹 부회장 이영준(박서준)이 평범한 소시민으로 돌아온 느낌이랄까. 박서준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이영준을 두고 “작위적인 인물”이라며 “어떻게 해야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했다.

말투부터 문제였다. 예를 들어 이런 식. 자신을 9년간 보좌한 개인비서 김미소(박민영)가 종이에 손가락이 베이자 “종이는 위험하군” 한다거나, 미소가 라면을 끓여 주면 “이런 화학첨가물 덩어리는 먹지 않지만 특별히 먹어 주지”하며 세상물정 모르는 ‘부잣집 도련님’ 화법을 구사했다. 박서준에게는 그야말로 “숙제”였다. 극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장면도 “아우라~” “영준이 이 녀석!”이라며 자기 자신에게 하던 대사들이다.

“자기만 아는 자존감 높은 인물이지만, 어떻게 해야 밉지 않고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처음에는 입에 붙지 않아서 평상시 농담을 할 때도 ‘그랬나’ ‘그랬군’ 하며 제 입에서 익숙해지도록 했어요.”

로맨틱코미디(로코) 장르답게 유독 키스신도 많았다. 일명 ‘소파 키스’ ‘사무실 키스’ 등 두 사람의 뜨거운 키스 장면은 화제가 됐다. 박서준은 “(일부 시청자들은) 아이를 빨리 재웠다고 하시더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동명의 원작 소설과 웹툰에 비하면 “많이 순화시킨 것”이라고 했다. ‘키스의 달인’이라는 시청자들의 ‘호평’에 대해선 “감사하다고 해야 하나요(웃음)? 좋게 봐주신 거죠”라며 얼굴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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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애정 표현을 워낙 자연스럽게 해내다 보니 실제 연인 사이로 의심받았고 열애설이 퍼졌다. 인터넷에선 두 사람이 각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들이 짜깁기돼 소개됐다. 등번호가 같은 티셔츠나 똑같은 브랜드의 모자와 신발 등이 타깃이 됐다. 두 사람은 모두 “열애설은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박서준은 “로코를 하게 되면 (열애설은) 당연한 수순인 것 같다”며 “전작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그는 KBS 드라마 ‘쌈, 마이웨이’(2017) 때도 여주인공 최애라 역의 김지원과 열애설이 불거졌다.

최근 로코 드라마만 출연한 탓도 있다. 박서준은 엄정화와 연상연하 커플로 나왔던 tvN 드라마 ‘마녀의 연애’(2014)를 시작으로 MBC ‘킬미, 힐미’와 ‘그녀는 예뻤다’(2015)에 이어 ‘쌈, 마이웨이’, ‘김비서’까지 내리 다섯 작품을 로코로 채웠다. 그러나 그는 “‘로코 킹’ 이미지로 굳어질 염려는 없다”고 했다. 그간 ‘악의 연대기’(2015)나 ‘청년경찰’(2017) 같은 영화를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촬영이 예정된 영화 ‘사자’도 장르물이다.

다만 이번 열애설을 통해 깨달은 것 하나가 있다. “공개 연애는 하지 말자”다. “공개 연애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저한테도 제 사생활을 지킬 수 있는 권리가 있잖아요. 너무 많은 걸 알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어요.”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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