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드’ 저자 토니 퍼델 인터뷰
특허만 300개 이상 보유한
아이팟·아이폰 공동 제작자
“현대인 필수품 진통제처럼
일상속 불편함 해결 과정서
대박 칠 제품 아이디어 나와”
특허만 300개 이상 보유한
아이팟·아이폰 공동 제작자
“현대인 필수품 진통제처럼
일상속 불편함 해결 과정서
대박 칠 제품 아이디어 나와”
빌드(BUILD) 창조의 과정 |
빌드(BUILD) 창조의 과정, 토니 퍼델 지음, 엄성수 번역, 비즈니스북스 펴냄, 2만5000원
“비타민이 아닌 진통제 같은 아이디어를 찾아라.”
비타민은 건강에 좋긴 하지만 꼭 복용해야 하는 건 아니다. 반면 진통제는 아플 때 꼭 필요하다. 대박 제품은 일상생활 속 불편한 문제를 진통제처럼 해결해주는 데에서 나온다.
애플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든 아이팟·아이폰의 아버지인 토니 퍼델이 질문 공세에 시달리다 못해 “그냥 이 책을 읽어라”고 말하며 조언을 담은 첫 책을 펴냈다. 그가 최고경영자(CEO)들, 임원들, 인턴들 또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힘들게 자신의 길을 헤쳐 나가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매일 해주었던 조언들이 그대로 담겨 있다. ‘어떤 직업을 찾아야 할지’ ‘어떤 회사에서 일해야 할지’ ‘인맥은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에 관한 답을 제시했다.
퍼델은 300개 이상의 특허를 가지고 있으며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많은 제품을 발명한 미국 엔지니어로 꼽힌다. 2001년 아이팟을 설계하고 아이폰의 공동 제작자로서 아이폰의 첫 3세대를 개발했다. 애플의 아이팟 부문 수석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던 그는 2008년 돌연 애플을 떠나 2010년 네스트 랩스를 설립하고 스마트 온도 조절기를 개발했다. 네스트 랩스는 2014년 구글에 32억 달러에 인수됐다. 지금은 30년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을 코칭하는 투자 및 자문 회사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저자 토니 퍼델은 원서 출간 후 2년 만에 한국어 버전이 나와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인을 위한 조언으로 “때로는 실제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사양과 기능에 너무 집중하는 경우가 있다”며 “제 조언은 기술이 아닌 고객 경험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박 아이디어나 제품은 뭔가 특별하다기보다는 고객 경험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에 달렸다는 얘기다.
그는 권오현 전 삼성반도체 CEO 등 한국 기업인과 함께 일한 경험이 많다. 과거 그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공을 들이던 삼성과 제휴를 맺어 스타트업을 꾸리기도 했다. 퍼델의 스타트업은 디자인을 하고 제조는 삼성이 맡아서 홈시어터 시스템을 만들어 판매했다. 퍼델은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링 및 제조 역량을 갖춘 기업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혁신의 일부로서 위험을 수용하고, 빠르게 실패하고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재차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퍼델은 스타트업, 대기업, 벤처 캐피털의 모든 과정을 경험하며 터득한 가장 중요한 원칙은 결국 ‘사람’이라는 것. 성공하려면 적절한 인재를 확보하고 그들에게 적절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그에게 스티브 잡스와 함께 일한 경험은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그는 “스티브는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을 성취하도록 밀어붙이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특별했다”며 “그는 우리가 최고의 솔루션을 찾을 때까지, 때로는 존재조차 몰랐던 솔루션을 찾을 때까지 우리를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이 책의 모든 조언은 오래됐지만 정통적이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퍼델은 “오래되었다는 것은 시대를 초월한 근본을 의미한다”며 “AI, 블록체인 등 항상 새롭고 반짝이는 것만 쫓아서는 안 된다.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 경험에 집착하고, 놀라운 팀을 구성하고, 실패로부터 배우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팟의 성공은 최신 기술이 아니라 어디서나 음악을 찾고 즐기려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에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는 음악에 대한 고객 경험을 즐겁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그의 유년시절부터 오늘날 인생까지 담겼다. 아버지는 청바지 리바이스의 판매사원이어서 청바지 금광을 찾아다녔다. 그는 15년 사이에 12번이나 학교를 옮겼는데 12살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천재가 아니라며 “물론 어릴 때부터 창업과 프로그래밍을 시작했지만 그것이 저를 성공적으로 만든 것은 아니다”며 “호기심을 잃지 않았고 많은 실패를 거듭했다. 성공적 제품을 만드는 사람은 가장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계속 해결할 수 있을 만큼 고집스러운 사람이다”고 말했다.
다음의 ‘아이폰’은 우리가 아직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며 나올 것이다. 그는 의료, 기후, 교육 또는 해야 할 일이 많은 분야에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토니 퍼델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