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회자가 르브론 똑똑해 보이게 했는데, 쉽지 않은 일”
멜라니아, “제임스는 다음 세대 위한 좋은 일에 노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를 사이에 놓고 견해차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색적으로 제임스를 비난하자 멜라니아가 편들고 나선 것이다.
미국 대통령 부부의 ‘간접 부부싸움’은 3일 방송된 제임스의 <시엔엔>(CNN) 인터뷰가 발단이 됐다. 미 프로농구 현역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꼽히는 제임스는 이 인터뷰에서 앵커인 돈 레몬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주의적 태도를 비판하면서 “그는 우리를 분열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를 갈라놓으려고 스포츠를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처음 백인 근처에 다가간 것이 스포츠 덕분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가만히 앉아서 지켜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미국프로풋볼(NFL)에서 흑인 선수들이 미국 국가 연주 중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무릎꿇기’를 하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한 점 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제임스와 스테판 커리 선수가 “미프로농구에서 우승하더라도 백악관 연회에 가지 않겠다”고 하자 “누가 이겨도 백악관에 초대받지 못할 것”이라고 되받아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곧바로 반격했다. 그는 제임스의 <시엔엔> 인터뷰가 방송된 직후 트위터를 통해 “방금 르브론 제임스는 텔레비전에서 가장 멍청한 인간인 돈 레몬과 인터뷰를 했다”며 “돈 레몬은 르브론을 똑똑한 것처럼 보이게 했는데, 그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나는 마이크(마이클 조던)를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멜라니아가 4일 공개적으로 제임스 손을 들어줬다. 멜라니아의 대변인인 스테파니 그리셤은 성명을 내어 “제임스는 다음 세대를 위한 좋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언제나 그래왔듯 멜라니아는 누구든 어린이들이 오늘날 직면한 이슈에 대해 열린 대화를 하는 것을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가 최근 고향 오하이오주 애크런에 저소득 가정 어린이 등을 위한 학교를 연 것을 칭찬한 것이다. 그리셤은 “멜라니아가 애크런의 이 학교를 방문하는 데에도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멜라니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하지 않았지만, 확연한 견해차를 드러낸 것이다. 멜라니아는 지난 6월 불법 입국자 부모와 자녀를 분리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가슴으로도 통치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이번 공방에 대해 마이클 조던 등 유명 스포츠인들은 “제임스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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