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16일 뉴욕에서 열린 ’헝거게임: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시사회에서 발언하는 레이첼 제글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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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가 개봉 예정인 ‘백설공주’(Snow White) 실사 영화의 주연 배우 레이철 제글러(23)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지지자들을 비난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결국 사과했다.
15일(현지시각)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등의 보도를 보면, 제글러는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지난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또 다시 증오의 4년이다. 살고 싶지 않은 나라, 딸을 키우기 힘든 나라, 원치 않는 아이를 갖도록 강요하는 나라로 가고 있다"고 썼다. 또 "두려움 속에 아침을 맞이한 내 친구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너진다. 당신과 함께 있겠다. 울고, 소리지르고, 안아주겠다"고 쓰기도 했다.
트럼프 지지자를 향해선 "얼마나 많은 이들이 트럼프를 지지했는지 공포스럽다. 심각한 병(deep sickness)을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평화가 트럼프 지지자에게 없기를 바란다’는 작곡가 에셀 케인의 말을 인용하며 "트럼프 지지자들과 트럼프에게 투표한 사람들, 트럼프 본인은 절대 평화를 알지 못하기를"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보수 논객 메긴 켈리가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켈리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제글러를 겨냥해 “이 여자는 돼지”라며 “디즈니는 이 여자를 해고하고 영화를 다시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켈리의 이런 방송 내용이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 확산하며 제글러에 대한 비난 연론은 거세졌다.
결국 제글러는 14일 SNS에 다시 글을 올려 사과했다. 그는 "지난주 내가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선거 관련 게시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며 "감정에 휩싸여 부정적인 담론을 키워 죄송하다"고 썼다. 디즈니는 제글러를 둘러싼 이번 논란에 관해 따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콜롬비아 출신 어머니를 둔 라틴계 배우인 그는 백설공주 캐스팅 때도 ’유색인종이라 부적절하다’는 반발에 시달렸다. 원작 동화에서 백설공주는 새하얀 피부를 가진 인물로 묘사되는데, 제글러의 피부색은 그렇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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