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증권업 지수는 1월 고점(2501.15)대비 3일까지 27.8% 하락했다. 해당기간 코스피 수익률(-10.9%)보다 두 배 이상 가파른 하락세다. 증권업에 대한 투심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금리인상 여파가 증권업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 상승은 간접적으로 채권 대비 주식에 대한 상대적 매력을 저하시키고, 직접적으로는 증권사 채권관련 운용 및 평가수익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액은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 3월말 기준 국내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 규모는 179조8000억원으로 2011년 103조원 대비 74.5%나 증가했고, 총자산 대비 비중은 44.7%로 높은 수준이다. 금리 인상이 증권사 수익성에 끼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더 커진 것이다.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이어진다. 미국의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월 금리 인상 시그널은 충분히 감지됐고, 이에 따라 한국도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20~30bp(1bp=0.01%) 수준의 금리상승은 증권사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상의 인상이 진행될 시 수익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거래대금이 급감하는 것도 증권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지난 3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4조1000억원으로 작년 8월 28일 이후 약 1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또 7월 27일 기준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조원으로 전월에 비해 27.8% 감소했고, 연 초 최고점대비 43.2%나 하락하면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조원을 밑돌았다. 거래대금 감소는 자연히 증권사들의 실적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해외증시 부진이 동반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및 조기상환도 7월 들어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특히 상반기 중 4~5조원 수준을 기록했던 조기상환 규모는 7월 중 1조원대로 급감했다.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브로커리지(매매) 수익 하락과 ELS 등 파생결합증권 수익의 감소는 자연히 증권업종의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KB증권은 올해 2분기 5개 주요 증권사(미래에셋대우·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종금증권)의 예상 지배주주순이익은 612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파생결합증권 조기상환 감소와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인한 운용손익 감소 가능성은 증권사 실적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2018년 하반기와 2019년 일 평균 거래대금 추정치 변경으로 증권업종의 순이익 전망치와 종목별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4.3~17.8%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또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증권사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나 3분기 이후 증권사 이익률이 약화될 우려가 있고,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 회전율은 이미 역사적 저점구간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업황지표 악화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엄지 기자 sonumji301@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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