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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팩트체크]'청년 일자리'에 밀려나는 올드뱅커...일자리 창출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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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총 임직원 현황. 자료=금감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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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신수정 기자]

금융당국이 세대교체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은행의 임직원들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금이 높은 고령 직원을 내보내고 신규채용을 하는 세대교체가 사실상 일자리 시장에 역효과를 불렀다는 분석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5월28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시중은행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은행들이 퇴직금을 올려 희망퇴직을 활성화해 청년들에게 더 많은 은행 취업 기회를 주길 바란다”며 “희망퇴직을 확대한 은행에 보상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5월9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도 “10명이 희망퇴직하면 7명이 새로 취업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하며 중장년층의 일자리를 나눠 청년층에게 나눠주는 정책을 강조했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임직원 현황은 일자리를 늘리려고 하는 금융당국의 의도와 정반대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시중은행의 총 임직원은 작년말 기준 5만8330명으로 지난 2016년 3월기준(6만3985명)보다 8.84% 감소했다. 같은 기준 임직원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KB국민은행으로 작년 말 총임직원(1만7349명)은 2016년 3월에 비해 13.33% 줄어들었다. 다음으로는 하나은행이 기간 중 11.28%(1691명) 감소했고 우리은행은 7.34%(1104명), 신한은행은 1.44%(201명) 줄었다.

이는 은행이 신규로 채용한 인원보다 희망퇴직을 통해 내보낸 사람이 많다는 것으로 고임금 노동자를 내보내 저임금 청년일자리를 늘린다는 일자리 계획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시중은행이 작년 한 해 동안 내보낸 임직원은 4632명이지만 하반기 신규채용인원은 1750명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중장년의 일자리 불안을 조장하면서 청년일자리 창출이 되지 않는 상황을 두고 금융당국의 청년일자리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희망퇴직은 청년 고용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권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먼저 도입하라는 고용노동부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희망퇴직을 확대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희망퇴직으로 경력자들이 퇴사하게 되면 남은 직원들의 업무량이 늘어나 근로시간을 쉽게 단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순히 희망퇴직이나 신규 채용 숫자를 늘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10명 내보내고 7명 뽑는 식이라 효율적인 인원 운영 방식도 아니다”라며 “​항아리형 인력구조가 고착될 수밖에 없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신수정 기자 chri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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