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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서울광장 수놓은 '무지개 깃발'…서울 도심서 퀴어퍼레이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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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성소수자 축제인 ‘서울 퀴어퍼레이드’가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올해 19회째를 맞은 퀴어퍼레이드는 ‘퀴어라운드(Queeround)’라는 슬로건으로 이날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렸다. 이는 ‘당신의 주변에는 항상 성소수자(Queer)가 있다’ ‘이제 우리 퀴어의 라운드(round)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지난 2000년 50여명 규모로 시작된 퀴어퍼레이드는 매년 참가자가 늘어나면서 지난해와 올해는 주최 측 추산 5만여명이 참가했다. 행사장 인근에는 보수단체들의 맞불 집회 역시 열렸지만 별다른 충돌없이 축제가 이어졌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올해도 지방선거 과정에서 혐오세력의 눈치를 보는 유력 후보들의 혐오 발언을 접해야 했고, 평등한 권리 보장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정부의 모습도 보아야 했다”면서 “하지만 사회는 분명히 변화하고 있고 더욱 변화해야 하기에 우리는 멈출 수 없다.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은 찬성·반대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이 사회의 분명한 상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우리는 더욱 강하게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부스 행사에서는 주한 미국대사관과 영국대사관 등 총 13개국의 대사관과 주한 유럽연합 대표부, 각 지역과 대학의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인권단체 등이 참여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스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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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광장에는 아시아권 최초로 ‘암스테르담 레인보우 드레스’가 전시됐다. 이는 네덜란드 예술가들이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전 세계 75개국 국기로 만든 드레스로, 이중 특정 국가가 동성애 처벌 관련법을 폐지할 경우 해당 국가의 국기는 퀴어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로 교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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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측은 “한국은 군형법 92조6에 따라 동성애자 군인이 합의된 상대와 영외에서 성관계를 가져도 처벌하고 있다”면서 “이 차별적인 법조항은 최근 폭력적인 표적 수사에 악용되기도 했지만, 한국은 민간인 간 합의로 이뤄진 동성 간 성행위는 불법화하지 않기에 (국기가) 드레스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성수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혐오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확인하고, 다 함께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을 다짐하는 것이 ‘암스테르담 레인보우 드레스’ 전시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오후 2시부터 열린 ‘환영 무대’의 공연에 이어 오후 4시30분쯤부터는 8대의 차량과 바이크 팀을 앞세운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올해 퍼레이드에는 모터바이크 행렬인 ‘레인보우 라이더스’를 필두로 50m 크기의 대형 무지개 깃발이 등장했고, 이에 뒤따른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 일대를 행진했다.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와 종로 일대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4㎞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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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서울광장 주변에서는 보수 개신교계와 극우단체들의 ‘동성애 반대’ 집회 역시 열렸다. 경찰은 퀴어 행사가 열리는 서울광장 둘레를 따라 펜스로 폴리스 라인을 설치해 양측의 접촉을 차단하는 등 충돌에 대비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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