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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한 상 잘 차린 밥상… 먹을수록 자연의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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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제주&]맛 지도 <배려의 식탁,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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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미식의 각축장이 된 지는 오래다. 대도시에서 이름을 꽤 날리는 요리사도 제주에 둥지를 마련해 제주 식당들과 경쟁한다. 하루가 멀다고 식당이 생기고 사라진다. 치열한 대도시의 식당 경쟁만큼이나 무시무시하다. 하지만 정작 진짜 미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고자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우리 식탁에 정착시키려는 이들이 나섰다. 지난 5월 말, ‘자립연구원’은 프로젝트 ‘로컬미식라이프’를 세상에 내놨다. ‘자율, 창의, 지속가능, 호혜’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연구원은 지난 3월에 문을 연 연구 집단으로 음식, 패션, 미학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제주 미식의 기준… 로컬미식라이프

‘로컬미식라이프’는 자립연구원의 첫 프로젝트로, 미식의 새 기준을 제시한다.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 생산자에 대한 배려 등이야말로 진정한 미식의 구성 요소라는 것이다. 연구원이 제시한 구체적인 미식의 기준은 ‘논 지엠오(Non GMO, 비유전자변형 생물체)’, 인공첨가물 배제, 지역 식재료 발굴과 복원, 제철 식재료와 동물복지 먹거리 사용 등이다.

이런 기준에 따라, 자립연구원이 ‘진짜 제주 맛’을 펼치는 62곳을 골라 맛 지도 <배려의 식탁, 제주>를 제작했다. 여기엔 식당, 카페, 숙소, 베이커리 등이 골고루 있다. 지도를 펴고 맛 여행에 나서보자.

슴슴하고 속 편한 밥상의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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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메골

물메골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15개가 넘는 독이 눈에 띈다. 자고로 한식의 근간은 장이라고 했다. 직접 담근 장이 이 식당 맛의 비결이라고 한다. 연잎밥 정식, 약초들깨수제비, 매생이 떡국, 감귤 주먹밥 등 정감 어린 음식들이 여행객을 기다린다. 차림표에는 자랑하듯 ‘국내산’이라는 글자가 당당히 적혀 있다. 각종 나물과 김치 등 10가지가 넘는 반찬이 나온다. (제주시 애월읍 번대동길67/5000~1만원)

키친그듸

바당 정식, 제주은갈치조림, 해물뚝배기, 전복 구이 등이 메뉴인 키친그듸는 제주산 고등어와 돼지고기 구이 등이 함께 나오는 ‘바당정식’이 인기다. ‘바당’은 ‘바다’를 뜻하는 제주 사투리다. 차림표에는 ‘주문하면 바로 조리에 들어간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적어놨다. 장삿속으로 미리 음식을 만들어놓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주시 애월읍 하귀동남1길 25-1/1만~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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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식

차림표와 유리문에 ‘자연의 손길로 담아내는 수제 차와 밥상’이라고 써 있다. 밥집이지만 실내가 예쁜 카페와 다름없어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은 식당이다. 선정위원들이 칭찬한 이 집의 메뉴는 ‘더덕비빔밥’이다. 향긋한 섬 바람이 그릇에 담긴 듯하다. 우리 밀로 만든 들깨녹차수제비도 있다. 가지런히 도열한 반찬이 그림 같다. 소담스럽게 담긴 모양새가 입맛을 저절로 돋운다. (제주시 노형동 123/1만~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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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흘곶

소박한 실내는 여행객의 마음을 녹인다. 10여 가지 반찬과 고등어 구이, 갖은 채소, 삶은 돼지고기 등이 한 상 떡하니 나오는 이 식당은, 제주 사람들이 ‘시골’이라 부르는 조천읍에 있다. 고사리, 표고버섯 등 식재료가 거의 제주산이라 한다. 소담한 그릇에 담겨 나오는 채소가 싱그럽다. 간이 세지 않고 다 먹은 후에도 속이 편하다는 평이다. 인근에 선흘반못이 있어 배를 채우고 구경 가도 좋다. (제주시 조천읍 동백로 102/1만2000~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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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자연으로

‘숲 속의 작은 집’이란 말이 저절로 튀어나올 만큼 아담하다. 마치 반가운 친구 집을 방문하는 것 같은 기분을 준다. 신선밥, 우엉덮밥, 토마토비빔국수, 콩국수, 통밀수제비가 차림표에 있다. 이곳도 10가지 넘는 반찬이 나온다. 정갈한 모양새를 갖췄다. 선정위원들이 추천하는 메뉴는 ‘신선밥’이다. 포근한 제주의 정이 듬뿍 담긴 맛이라고 평하는 이가 많다. (서귀포시 성산읍 중산간동로 4217/7000~8000원)

무주향

나그네가 길 가다 목이 말라 물 한 잔 달라고 청할 정도로 편한 가정집 분위기다. 해초비빔밥, 보말죽, 보말국, 보리수제비 등이 있다. 육지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어려운 보말(고동)이 이 식당의 자랑거리다. 제주 자연의 향기를 담은 보말은 특별한 맛이다. 유자가 들어간 멸치볶음도 별미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해안로 118-5/7000~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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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푸른콩된장찌개를 파는 ‘토평골식당’, 유기농 자장면 등이 있는 ‘마라도에서 온 자장면집’, 제주 음식 김지순 명인이 진두지휘하는 ‘낭푼밥상’, 제주 토종 꿩을 활용한 메뉴가 있는 ‘메밀꽃차롱’, 제철 재료로 상을 차리는 ‘코삿헌’이나 ‘푸른솔맑은향’ 등도 가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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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사진 정다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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