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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수출 대표기업을 보는 여당 원내대표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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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글로벌 1위 된 건 협력업체 쥐어짠 결과"

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사진〉 원내대표가 13일 "삼성이 1·2·3차 협력 업체들을 쥐어짜고 쥐어짜서 그것이 오늘의 세계 1위 삼성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년 전과 차이를 비교해보면 삼성은 세계적 글로벌 기업이 됐지만 우리 가계는 오히려 더 가난해졌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여성경제포럼에서 "중요한 것은 양극화 문제"라며 삼성을 예로 들어 이같이 말했다. 삼성 등 대기업을 겨냥해 양극화 등 경제 문제의 책임론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1차 협력사 영업이익률은 8.5%로 국내 제조업 예년 평균인 5%보다 높다"며 "정부·여당이 전형적인 '쥐어짜기'와 '거위 배 가르기' 전략으로 나가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20년 전에 비해 가계 소득은 8.7% 줄고, 기업 소득은 8.4%가 올랐다"며 "그 이유를 찾아보면 기업이 번 돈에서 임금으로 나가는 것을 '임금 소득 기여도'라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그 비율이) 굉장히 낮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이익 중 노동자의 임금으로 돌아오는 몫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적다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삼성이 작년에 60조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60조원 중에서 20조원만 풀면 200만명한테 1000만원씩 더 줄 수 있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대기업이 단가 후려치고 '꺾기' 이런 것 못하게 국회에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재계에선 "대기업이 경제성장과 소득 창출에 기여하는 역할은 빼고 책임만 강조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삼성이 높은 이익을 올리는 것은 협력 업체를 쥐어짜서가 아니라 꾸준한 연구·개발과 투자를 통해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이겼기 때문"이라며 "기업의 이익을 정부가 국민에게 나눠주면 된다는 식의 발상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기업과 가계가 같이 가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했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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