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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최저임금 결정 마지막 밤…사용자측, 불참 선언부터 최후통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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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끝까지 최종 결과 지켜보겠다"…공식 입장·대응방향 발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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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전원회의가 자정을 넘겨 제15차로 차수 변경되고 있다. 2019년도 최저임금을 최종 결정해야하는 15차 전원회의에서는 사용자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근로자위원과 공익위원이 최종 표결을 해야 된다. 2018.7.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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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시한을 앞두고 최저임금위원회 불참을 선언했던 사용자위원들은 끝내 위원회가 열리는 세종시로 내려가지 않았다.

자정을 갓 넘긴 14일 서울 대방동 한국경영자총협회관에는 평소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남아있었지만, 건물에는 정적만 가득했다. 5층 회의실을 오가며 간간히 얼굴을 비추던 몇몇 사용자위원들은 시종일관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 부결에 반발한 사용자위원들은 전날 세종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오후 3시쯤부터 경총회관에 모여서 현안 회의를 열었다. 최저임금 협상이 파행으로 치닫을까 우려하는 입장과 어떤 결정도 거부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 교차했다. 일부 위원은 중도 퇴장하더라도 최저임금위에 복귀해 반대입장을 천명하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지만, 소상공인단체 위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사용자위원들 중 특히 소상공인업계가 복귀불가 의사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들은 지난 10일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적용이 부결되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되더라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방침을 밝혀왔다.

경총회관 현안 회의에는 소상공인 쪽을 대표한 권순종·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이, 경총 쪽에서는 이동응 전무와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이 자리했다. 중소기업계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과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회장, 김영수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이사장까지 사용자위원 9명 중 7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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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를 비롯한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최저임금 사용자위원 회의 도중 굳은 얼굴로 이동하고 있다.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마지막 전원회의에 끝내 불참했다. 2018.7.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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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8시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과 근로자위원들은 불참한 사용자위원들에게 밤 10시까지 복귀 의사를 기다리겠다고 최후통첩을 전하면서 긴장감은 더해졌다. 사용자위원들은 두 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 결국 최종 불참을 공식화하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사용자위원들의 최종 불참 결정은 현재 공익위원들에게는 더 이상 어떤 희망도 기대하지 않겠다는 감정적인 판단이 작용했다. 한 사용자위원은 "임금 차등 적용방안이 부결되더라도 추후에 논의해 볼 여지라도 열어줬다면 전원불참이라는 초강수를 두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서로의 패를 다 보여준 상황에서 더 할 수 있는 게 남아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졌기도 했다.

사용자위원들은 회의 불참을 결정한 뒤 자정이 넘어 근로자위원과 공익위원들의 최저임금 표결처리 결과를 기다렸다. 최종 결과가 아침 6시쯤 나올 건이란 전망이 나오자 공식 입장과 앞으로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가 이어졌다.

소상공인 쪽 사용자위원은 "전원회의에 최종 불참을 통보했다고 '나몰라라' 하고 빠질 수는 없지 않느냐"며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이 나올 때까지 해산하지 않고 경총회관에서 지켜보고 공식 입장을 내놓는 게 맞다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대타협을 기대했던 최저임금위원회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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